[마술사의 코끼리]-진실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연령 11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9월 16일 | 정가 10,000원

표지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이야기도 굉장히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 구조는 코끼리를 매개체로 하여 하나로 연결되어지는데, 그 속에 진실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저자 케이트 디카밀로는 <생쥐 기사 데스페로>로 뉴베리 상과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을 보스턴 글로브 혹 북 상을 수상한 역량있는 작가인데, <<마술사의 코끼리>>에서도 그가 가진 환상적인 힘을 느낄 수 있었다.

 

1플로릿만 내면 당신의 마음이나 머릿속에 간직된 가장 심오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한 답을 알려 드립니다. (본문 8p)

 

빌나 루츠 장교의 심부름으로 생선과 빵을 사려던 소년 피터 아우구스투스 뒤센은 종이 쪽지를 읽고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진실을 알고 싶은 피터는 곧 천막 안으로 들어가 점쟁이를 만나게 되고, 점쟁이는 피터의 여동생이 살아있으며, 코끼리를 통해서 동생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절 놀리시는 거군요. 여긴 코끼리 같은 거 없어요.”

“내가 한 말은 진실이야.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다만 네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지, 진실은 끊임없이 변한단다.” (본문 13p)

 

전쟁에서 돌아가신 아빠, 그리고 동생을 낳고 돌아가신 엄마, 그리고 사산아로 태어난 여동생. 그것이 피터가 알고 있는 진실의 전부였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빌나 루츠에게 맡겨진 피터는 빌나 루츠에게 용감하고 충성스러운 군인이 되는 훈련을 받았다. 피터는 빌나 루츠가 거짓말을 했을 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장교님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고 동생 아델이 살아 있다고 좋겠다고 생각한다.

 

피터가 사는 플로네즈 공동주택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오페라 극장에서는 나이를 지긋이 먹은 별 볼일 없는 마술사가 자기 생애에서 최고로 놀라운 마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사실 마술사는 백합 꽃다발을 만들어 낼 작정이었지만, 마술사는 꽃다발 대신 코끼리를 불러내고 말았고, 오페라 극장의 천장을 뚫고 라 본 부인의 무릎 위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 사건으로 라 본 부인의 다리를 완전히 으스러지고, 부인은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신세가 되었으며, 마술사와 코끼리를 감옥에 갇히고 만다.

코끼리가 아는 것은 딱 한 가지, 자신이 있어서는 안 될 곳에 있다는 것 뿐이었다.

 

피터가 코끼리 이야기를 들은 것은 최소한 하루가 지난 빵(이틀이면 더 좋았고, 사흘 지난 빵이 있다면 가장 좋았다.)과 가장 작은 생선 두 마리를 사러 시장 광장에 왔을 때였다.

한편, 코끼리를 처리할 방법을 찾느라 분주한 발티스 시 경찰서에서 레오 마티엔느는 코끼리는 어디에서 왔는지? 코끼리가 발티스 시로 온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에?”"왜 안 돼?”"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즐겨 던졌던 레오는 피터 아래층에 사는데, 이들 부부는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가 생기지 않는 것에 큰 고민을 갖고 있다.

발티스 시가 코끼리에 완전히 사로잡히게 되자, 사교 시즌을 망쳐 화가 난 퀸테트 백작 부인은 백작의 조언에 따라 코끼리를 소유하게 되고, 코끼리는 사교 시즌의 중심이 된다.

플로네즈 공동주택에서 채 다섯 구역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으스스하고 어두침침한 건물 ‘영원한 빛 수녀회 고아원’에서 사는 아델은 오페라 극장 사건 직후부터 날마다 마술사의 코끼리 꿈을 꾸기 시작한다.

 

 

 

퀜테트 백작 부인이 시민들에게 코끼리를 공개하기로 한 날, 피터는 코끼리가 슬픔에 잠겨 있는 것을 보게 되고, 코끼리는 집으로 돌아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소년에게서 작은 전율을 느낀 코끼리를 바라보며 피터는 집으로 돌려보내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 약속을 시작으로 코끼리와 관련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그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진실과 마주하게 되며 자신들이 갖고 있던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다 소용없는 짓이에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안 그런가요?

마술사를 감옥에 다시 가둘 필요 없다고. 그래 봤자 아무 의미도 없으니까. 이미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야. 저 사람을 풀어 주겠어.”

마술사가 가 버리자 라 본 부인은 자신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무거운 짐이 갑자기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것 같았다. (본문 201,202p)

 

동생에 대한 진실을 찾기 위한 피터는 만약에, 가능할 수도 있지 않아? 라는 질문을 통해 진실 속으로 다가간다.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고, 원하는 소원을 이루려는 피터의 모습은 진실은 변화하며, 희망은 존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불가능에서 시작해 불가능을 거쳐 불가능으로 끝나는 마술을 통해 나타난 코끼리, 그리고 코끼리를 중심으로 일련의 사건이 생겨나고, 그 사건이 하나로 부합되면서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마술사의 코끼리>> 이야기는 몽환적 느낌 속에서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한 소년의 용기를 선보인다.

겉보기에 그저 명백해 보이는 사건 속에 수많은 진실들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출판사 서평 中)는 이야기처럼 우리가 참된 진실과 마주할 때, 상처를 치유할 수는 힘을 갖게되며 삶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흑백의 삽화는 몽환적 이야기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현실과 환상이 하모니를 이루어낸 작품 <<마술사의 코끼리>>는 몽환적이면서도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아름다운 용기를 선물한다.

 

“만약에 말이에요.”

“그래, 안 될 것 없잖아?”

“그 정도면 충분해요, 이제 그만들 좀 해요.”

“아니야, 충분하지 않아. 이 질문들은 아무리 많이 던져도 충분하지 않다고. 그러니까 할 수 있을 때마다 계속 던질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해. 안 그러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겠어?” (본문 150,151p)

 

 

 

(사진출처: ‘마술사의 코끼리’ 본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