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할 수 있는 모든 동물들의 이야기

글, 그림 셸 실버스타인 | 옮김 김기택
연령 9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9월 14일 | 정가 12,000원

어렸을 때 가장 무서운 건, “어둠”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잘 때에는 꼭 불을 켜달라고 부탁하고 내가 다~ 볼 수 있는 구석자리에 앉아 방을 바라보곤 했죠. 어디선가 무언가가 나타날 것 같은 그런, 알 수 없는 생각은 어디에서 생겨나는 걸까요? ^^ 지금은 우리 딸이 그럽니다. 잘 때에 꼭 문을 열어 마루 빛이라도 스며들게 하고 자신이 누워있는 침대 어딘가로 무언가가 나타날까 이불을 머리 끝까지 쓰고는 꼼짝도 안하고 자죠. 어른이 된 지금의 저도 아직 어둠 속에서 무언가..하는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역시나 사람은 상상의 동물이 맞나봅니다.

 

도대체 그 어둠 속에서 무엇이 나타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그냥 “무언가”였던 것을 구체화시켜본 적이 있나요? 그 무언가는 아마도 알 수 없는 무언가이기 때문에 무서운 건지도 모르겠어요. 셸 실버스타인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 무언가를 아주 구체화시켜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쪼아먹으면 안 돼!>>는 그런 이상하고 괴상한 상상 속의 동물들을 한 장씩 표현한 그림책이에요. 그냥 표현한 게 아니라 마치 시처럼 읽을 수 있죠. 운율이 맞춰지는데 그 속에서 재치와 유머를 느낄 수 있어 무서웠던 무언가는 갑자기 친근한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셸 실버스타인의 이 괴물 동물들은 대체로 둥그스르므하게 생겼어요. 우리가 딱! 생각하듯이요. 하지만 머리도 팔도 다리도 있죠. 비록 그 비율이 심각하게 어그러져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또 더 웃기게도 여겨지는 것 같아요. 한 마리, 한 마리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작가의 무한 상상력을 존경하게 됩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하고요. 그냥 상상하는 데서 그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하고 거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거든요.

 

 

때론 그냥 우리가 일상에서 접했던 많은 물건들이 사실은 괴물 동물들일 수도 있다는 것, 어딘가에 숨어서 우리가 얼른 가버릴지도 모른다는 것, 어떤 무서운 존재가 뒤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배에서 혹은 목에서 나는 소리가 그 괴물 동물들이 내는 소리일지도 모른다는 것…정말로 그럴지도 몰라요. 주위를 잘 둘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