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사람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집 나간 집 이야기는 첨인 듯해요. ^.^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가족과 집의 소중함이 느껴지는 책이었습니다. 

 

 

 

 

 

삐딱이를 찾아라 / 김태호 글. 정현진 그림/ 비룡소

 

 

 

 

 

 

 

 

 

 

집 기분이 그닥 좋지 않은가봐요.

뭔가 불만에 가득차 있고 뚱한 표정입니다.

심상치 않는 이 집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젊은 부부와 일곱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작은 집이예요.

아이들이 셋일 때는 그래도 집에 웃음도 있고 살만했는데

넷이 되고, 다섯이 되고 하니 창문이 삐뚤어지고, 굴뚝이 삐뚤어지고, 아이가 여섯이 되니 지붕까지 삐뚤어졌네요. 

아이들의 개구스러움과 장난스런 소동들로 이 작은 집은 조용할 날이 없네요.

 

 

 

 

 

 

늘어가는 가족수로 집이 너무 좁게 느껴져 아이들도 불만투성으로 새 집을 갈망하고

이곳 저곳 삐뚤어진 집도 아이들 등쌀에 심신이 지쳐 도저히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결국 집을 나가기로 결심합니다.

상상해보세요.

집을 기둥채 뽑아 제 발로 집 나가는 모습을요 ^^

 

 

작은 두 개의 창문이 눈이 되어 찡끗!

중앙 현관문이 코가 되고 문에 난 작은 구멍이 입이 되어 삐쭉!

제대로 성질을 부리고 있는 집의 모습을 잘 표현했어요.

재미있죠! 집에게도 이런 표정이 있다는 것이요 ^.^

 

 

집 나간 집은 새로운 가족을 찾을 수 있을까요?

집 잃은 가족 역시 새 집을 구할 수 있을까요?

 

 

 

 

새로운 가족을 찾아 산 넘고 물 건너 찾아온 도시.

하지만 허름하고 어디 하나 성한 곳 없는 삐딱이에게 관심가져주는 사람은 하나 없습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터벅터벅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 작은 집의 모습에서 쓸쓸함이 느껴지네요.

 

 

 

 

 

도시나 떠나 숲에서는 산적 떼를 만나 죽을 뻔 하기도 한 작은 집.

새 가족을 찾겠다고 자신있게 두 다리를 뽑아 집을 나왔던 그 당당함은 어디 가고 없네요.

자신과는 비교되는 큰 집에 기대어 그냥 커다란 달만 쳐다보고 있습니다.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큰 집은 새 가족을 만났고, 집을 잃었던 가족에게는 집이 생겼어요.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갔던 작은 집은 그저 그 모습만 지켜보다 후회만 몰려옵니다.

하지만 가족은 집 나갔던 작은 집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창문도 삐뚤, 굴뚤도 삐뚤, 지붕도 삐뚤하지만 오래간만에 작은 집은 웃고 있네요.

 

 

집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표정과 행동을 상황에 맞게 너무 잘 표현해 준 듯해요.

화가난 표정, 쓸쓸한 표정, 두려움에 떠는 표정, 웃는 표정 등등.

주인공 뿐만 아니라 작은 소품, 대상 하나하나 종이로 너무 섬세하게 잘 표현해 줘서 단순히 그림책을 보고 있다기 보단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림책도 단순히 붓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라 이렇게 공예와 사진 기법을 활용하니 책 읽기에 즐거움을 더해 주는 듯해요.

한 권의 그림책이 탄생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 공을 들였는지 보지 않았더라도 느껴집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충돌 없이 지낸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해의 충돌과 불만이 존재하긴 마련이죠.

집 나간 작은 집의 모습에서 아이들의 불만 가득한 모습이 엿보입니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것을 설령 모르고 나갔다 하더라도 경험해 보니 절실하게 느껴지고

뒤늦게 후회가 밀려온다해도 다시 가족에서 돌아갈 수 없는 그 마음.

작은 집의 말과 행동, 심리 표현이 너무 적절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옳지 않은 행동을 했을지라도 그 실수와 허물을 우리 가족이 보듬어 감싸줘야하야 할 듯합니다.

 

 

훌륭한 종이 공예 작품 감상도 너무 잘 했고 큰 교훈이 담긴 그림책.

비룡소 책은 늘 만족스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