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의 코끼리 – 1플로릿이 있으시나요?

연령 11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9월 16일 | 정가 10,000원

 보이지 않은 막이 둘러 싸여 있는 그런 도시의 느낌이었다.  둘러싸인 막이 딱딱한 건 아니다. 월넛의 느낌은 아니고, 포근포근한 알수없는 막으로 둘러싸여진 곳.  발티스는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는 곳이었다.  찔렀을때 들어가지는 않지만, 방어를 해주는 곳. 그런 곳 말이다.  책 장을 덮는 순간 드는 생각이 이 포근한 막이었고, 우리 집 큰 아이가 열광적으로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스쳐 들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초코렛 향을 맡았다고 표현해야 할까? 우리 집, 아이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정말 좋아한다.  책을 읽다 읽다 영화도 보고, 또 읽는다.  이 책 역시 아이에게 그런 책이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티스의 마술사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마술을 펼쳐보이길 원했다.  자신이 지목한 귀 부인에게 백합을 선물한다 말은했지만,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위대한 마술을 꿈꾸고 있었다.  그리고 귀부인의 무릎위로 불려나온것은 하얀 백합이 아니라 거대한 코끼리 였다. 별안간 마을에 코끼리가 나타나자, 사람들은 저마다 혼란에 빠진다. 코끼리가 자신을 오래전 잃은 여동생에게 데려가 줄 것이라고 믿는 피터, 무릎 위로 코끼리가 떨어진 바람에 불구가 된 귀부인, 재주를 선보이려다 외로움에 빠진 마술사, 사교계의 중심이 되고싶은 귀부인, 코끼리가 자신을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는 아델, 곱추가 되어버린 석수장이,바르톡 윈은 서로 다른 갈망으로 코끼리를 바라본다.

 

 이야기의 시작은 피터에 손에 들린 1플로릿과 무엇이든 물을수 있는 점쟁이의 요금이 같다는 것이었다.  분명 빌나 루츠는 피터에게 동생은 태어났을때 죽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음에도, 빨간 천막 속 점쟁이가 있는 곳에 써있는 문구는 마음이나 머릿속에 간직된 가장 심오하고 어려운 문제에 대한 답을 해준단다는 것이었고, 그 답으로 피터는 동생이 살아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코끼리가 동생을 만나게 해줄꺼라는 점쟁이의 말.  코끼리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언제나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선과 볼품없는 빵만 먹으면서 군인의 삶을 가르치는 빌나 루츠와 함께 살고 있는 피터가 어디서 코끼리를 본단 말인가?

 

 그날 마법은 시작된다.  얇은 막으로 둘러 여진 발티스의 마법의 봉인이 풀리 듯, 마법사의 마법은 코끼리를 불러내고, 그 소문은 발티스 구석 구석에 퍼지기 시작한다.  믿고 믿고 또 믿으면 현실이 된다고 했던가?     고향이 그리운 코끼리는 사교계의 중심이 되고 싶어 하는 퀸테트 백작 부인에 집으로 옮겨져 가고, 발티스시 경찰서에 근무하는 레오를 통해서 피터는 코끼리의 위치를 알게된다.  코끼리를 보기 위한 피터의 마음이 모든 것을 하나의 원안으로 모아 놓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곳으로 한사람 한사람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 작고 어린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었을까? 

 

 피터와 함께 플로네즈 공동주택에서 채 다섯 구역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으스스하고 어두침침한 건물 ‘영원한 빛 수녀회 고아원’에서 사는 아델은 오페라 극장 사건 직후부터 날마다 마술사의 코끼리 꿈을 꾸기 시작한다.  형제가 있다는 생각은 할 수 조차 없었다. 너무나 어린 나이에 핏덩이로 그곳에 왔으니 말이다.  그래도 아델은 코끼리를 꿈꾸고, 눈속을 걸어가는 코끼리를 볼 수 있었다.  한발짝 한발짝. 피터와 레오, 불구가된 귀부인과 한스 익맨 그리고 바르톡 윈이 마법사에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들은 다시 한번 마법사의 대한 마법을 경험하게 된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행복한 나레이션 처럼 말이다.

 

“내가 한 말은 진실이야. 적어도 지금 이 순간에는. 다만 네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지, 진실은 끊임없이 변한단다.” p.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