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컬링
최상희
처음 제목을 보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컬링?’ ‘컬링이 뭐지?’ ‘꼬불꼬불?’ ‘그냥 꼬불꼬불하다는 건가?’하며 온갖 상상을 다해댔다.그러나 이 이야기 속의 컬링은 비인기스포츠종목인 컬링을 말하는 것이었다.컬링은 브룸을 이용해서 스톤을 하우스에 넣는 게임인데, 비인기종목임에도 불구하고 하는 방법이나 신체조건등이 꽤 까다롭다. 우리나라에서 컬링장은 총 두군데뿐이고, 하는 사람도 다른 스포츠에 비해 매우 적은 편이다.솔직히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컬링이라는 스포츠를 알게 되었다. 사실 처음에는 이 작가가 가상으로 만든 스포츠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럴수가!!실제로 있는 스포츠 였다!!!!나는 매우 놀랐다. 내가 모를정도로 유명하지 않은 스포츠가 있다니!!그래서 이책이 점점 궁금해져갔다.이 비인기종목으로 뭐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갈까?비록 중간고사 기간이라 바빴지만 틈틈히 읽을 정도로 재밌다.
을하는 평범한 학생이다. 그러던 어느날 청소를 하던 중, 며루치(혹은 성인용),와 산적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이들에게 찍혀서 처음으로 컬링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을하의 여동생인 연화는 제 2의 김연아라고 불리며 피겨스케이팅을 하는데, 어릴 때부터 엄마의 손에 이끌려 무엇인가를 많이 하면서 피켜를 접하게 되었다.그렇지만 내가 보기에 연화는 엄마때문에 피켜스케이팅을 하지,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뭔가 이야기를 읽다보면 연화가 가끔 기계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엄마에 의한, 엄마를 위한, 오직 엄마때문에 살아가는 기계…마치 지금의 우리들 모습같아서 안타까웠다. 연화가 피겨스케이팅을 연습하다가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을하에게 시켜 심부름을 시키는데, 그날도 때마침 을하가 심부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연화가 연습하는 스케이트장 앞에 한 꾀죄죄한 스케이트장이 하나 있었는데, 그곳이 바로 컬링장이었던 것이다. 호기심에 그곳을 서성이다가 며루치와 산적을 만난다.그래서 반강제적으로 컬링을 하게 된다.그러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글로 적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읽고 나서 이 책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청소년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은 아마 ‘그냥’일 것이다. 이 책 주인공은 솔직히 뚜렷한 동기없이 컬링장에 와서 컬링을 하다가 좀 재밌는 것같아서 계속하게 된다. 우리 청소년들도 한번 해보고 ‘어, 좀 재밌는데?’라고하면 계속한다. 즉, 이 제목은 공부의 정글 속에서도, 방황속에서도 그냥 꿈을 찾는다라는 보이지 않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나랑 비슷한 처지의 아이의 이야기를 봐서 그런지 더 잘 와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