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합시다!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0월 1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블루픽션상 외 4건

 고등학교2학년이 지나가고있다. 이제 슬슬 대학교 이야기를 한다. 미래에대한 막연함과 부담감으로 똘똘뭉쳐진 우리들. 한창 중간고사가 끝나고 곧 수험생이 된다는 풀리지않은 부담감으로 살아가고있는 고등학생, 주인공 을하. 현재 우리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미래에 대해 아직 아무결정이 안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미래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날개짓을 하는 것.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보며 난 이해할 수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웃음을 지었다.

 책은 전반적으로 유머러스해 매순간 웃음짓게했다. 근심이 많다가도 책을 보면 배를 잡고 웃고싶었다.

p.45 “스읍,스읍”이라고 하는 것 같았는데 산적이 외치자마자 시트 중간에 멀거니 서있던 두놈이 미친듯이 빗질을 하기 시작했다.   풉. 참으려해도 웃음이 새어나왔다.

p.149 문제는 그날 이후 내게 나타난 이상증후들이었다. 테이블위의 단무지와 김치 사이를 뚫고 떡볶이 접시에 인하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나더니 둥그스름한 것은 뭐든지 굴려보고 싶은 열망이 용트림하고, 방바닥 위 머리카락 단 한올도 허용할 수 없는 결벽증이 분출했다.

 이 부분을 읽고 자습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짝꿍이 나를 미친사람처럼 쳐다봤지만 책을 읽다가 이런적이 하도 많아 이젠 당연하게 생각한다. 모두들 ‘컬링’이 뭐냐고 묻는다. 무슨 제목이 <그냥,컬링>이냐고. 그 뿐만이 아니라 난 차례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차례에 1부 리드-2부 세컨-3부 서드-4부 스킵-5부 컬링이라고 적혀있었다. 무슨 배구같은 건줄 알고 책한장펴기가 무서웠는데 이건 웬걸. 컬링은 내가 올림픽때 채널을 돌리며 잠깐 본 종목이었다. 너무나 인상적이여서 잊혀지지않는 그 종목이 컬링이다니!

p.27 중년 남녀는 로봇청소기 아니 맷돌같이 생긴것을 볼링공 던지듯 빙판위로 굴렸다.(중략)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젊은 남녀 둘이 빗자루로 맹렬하게 빙판을 쓸기 시작했다.

이 구절을 읽으며 ‘설마.. 그럼 그때 보고 한참을 웃었던 경기가 컬링인가?’며 또 한참을 웃었다. 컬링 선수가 꿈이여서 컬링을 시작하지 않고 그저 친구의 강요로, 어떻게보면 강제적으로 시작한 운동. 하지만 꿈을 준비하는 10대 을하에겐 많은 걸 남겼다. 비록 친구 산적과 며루치가 가벼워보이지만 친구를 끔찍히 생각하고 서로 감싸줄수 있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10대를 보내고 있는 게 아닐까? 처음 을하는 자신이 국가대표도 될 것도 아닌데 왜 이런걸 해야하는지 모른다. 오히려 일요일날 텔레비전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게 효율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니다. 컬링의 세계에 매료되고 컬링을 좋아하게된다. 우리에게 미래의 세계가 있고 현재 학교의 세계가 있듯 컬링의 세계가 있다. 컬링의 세계란 그저 빗자루질을 하는 운동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보통 그냥 읽고 끝나는 성장소설이 아닌 정말 우리에게 무언가를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는 늘 생각하지만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현실과 미래를 잇는 공간’. 미래를 가기 위해선 꼭 거쳐야 하는 공간, 컬링. 미래를 보고 마냥 걱정하는 친구들에게 추천한다. 우리 모두 컬링하자! 새롭게 다시 세상을 보자. 그게 뭐가 됐든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