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이 들려주는 컬링 이야기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0월 1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블루픽션상 외 4건

하나는 며루치라는 별명을 가진 애처로울 정도의 마른 몸을 파닥거리는 아이고 또 한 아이는 산적이라 불리는

큰 덩치의 아이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말답게 이상한  애들이 지각한 벌로 청소하고 있는 을하에게  달라붙은 거다.

운동은 귀찮다고 어떻게든 떼버리려는 그에게 산적은 “넌… 필요 있는 것만 하고 살았냐?”(p.16)고 하지만

그렇다고 너네 말대로 운동까지 싫은거 해야겠니? 내가 산적의 덩치에 주눅 든 아이를 위해 엄마로서

큰 소리로 변명을 해 본다.

 

컬링이라는 처음 듣는 운동을 같이 하자는 그들은 그에게 마냥 귀찮기만 한 존재일뿐이다.

“컬링이라면 파마? 3센티미터 규정의 머리로 파마가 웨 말이냐.”라는 농담을 던지는 아이보다도 못한게

난 컬링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봤다.

이 책에서 묘사되어있는대로 4명의 선수, 그리고 스톤과 브롬이 필요한 경기, 그 때 그때 점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더 재미있다는 선수의 설명. 읽다보니 머릿속 상상으로 그려놓은 그림으로는 도저히 긴장감있는 운동경기,

더군다나 올림픽 종목이라는 말이 도저히 믿기지 않아 인터넷으로 찾아보게 된다.

경기 설명해주는 이의 설명에 따라 주르륵 나오는 영상, 아!! 책에서의 설명대로구나!!

진짜 열정과 격렬함으로 뭉친 스포츠 경기라고는 보이지가 않는다.

 

하지만 차을하 억지로 하는 듯하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며루치 말대로 빙판에서 엉덩이가 깨져도 일어서고,

동그란 것만 보면 이젠 뭐든지 원을 만들어 집어넣고 싶어한다. 뭐야? 투덜거리는 나에게 을하가 동생 연희에게

 맞교환 고백을 털어놓을 때 맑아만보이는 아이들의 뒷면을 보게된다.

 

부모든 누구든 너무나 신경써 주는 누군가가 있더라도 결국은 모든 걸 다 지켜줄 수는 없는 법이고,

같이 있어준다고 해서 그들의 고통을 나눠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던거다.

 

“세상을 바꾸는 건 거, 뭐냐.슈퍼맨이나 외계인에게 부탁하고 싶다..

..    청소년이면 거,뭐냐. 거의 외계인 아니냐.”(p.246)

어른들을 너무도 닮아버린 아이들, 어른들 세상에 들어와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우린 세상까지 바꿔줄 것을

요구하는 구나 싶다.

고민하며 아이들 스스로 이를 꽉 깨물고 가는 세상, 모든 이들이 믿지않고 억누르더라도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우정과 좋아하는 것을 위해 많은 걸 기꺼이 내주는 모습을 보며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들의 어깨에 내 손을 얹어 

 그들과 같이하고 싶다.

 

그냥 컬링이라며 좋아하는 아이들 웃음이나 땀에서 느껴지는 희망이 나를 지금 똑같이 웃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