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가 나를 보고 웃다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75 | 김리리 | 그림 홍미현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1월 5일 | 정가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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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색 띠지로 쌓여있는 책속에 아이는 물방울 무늬 원피시를 입고, 긴 생머리를 하고 있다.  이 아이가 주인공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예쁜 아이다.  그런데, 이런.  띠지가 벗겨지는 순간 보이는 아이의 그림자는 쫑긋한 두귀와 꼬리가 있는  여우의 그림자다.  와우.  재밌겠는 걸.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아동문학을 좋아한다.  읽기도 쉽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10대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콩닥콩닥 하기도 하고, 우리집 10대 아이들이 보이기도 한다.  9살된 작은 아이와 숙녀티를 내고 있는 12살, 큰 아이.  이 아이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아동 문학.  이 책들을 읽을때면, 나도 모르게 미소짓기도 하고 울그락 푸르락 하기도 하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책장을 덮고, 큰 아이에게 책을 넘기니, 앉은 자리에서 읽기 시작한다.   처음엔 누가 여우야? 현지가 여우야?하고 묻더니, 조용히 책장만 넘긴다.  재밌단다.  일공일삼시리즈 란다.  그 연령대의 아이가 좋아하니 성공한 책이다.  롱런은 아직 이야기 하기 이르지만, 큰 아이의 눈에는 남일 같이 느껴지지 않는 듯 하다.   못생긴 남자아이와 그 아이의 수호천사 같은 예쁜 여자친구, 거기에 여우이야기까지 아이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모든 요소가 다 들어있다.  이제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

 

 영재는 남보다 뛰어나지 못한 성적, 여드름 가득한 외모, 그러니 자연히 성격도 소심해져 교실 안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며 최대한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흔한 5학년 친구다.  그런 영재네 반에 너무나 예쁜 친구가 나타났다.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못하는 것이 없는 지리산에서 전학왔다는 머루가 영재편을 들어주기 시작한다.  영재에게 날아오는 공도 막아주고, 공부도 도와주고, 있을수 없는 일들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심지어는 문자까지 온다.  도서관에서 만나자는..  정말 마루일까?

 

 머루를 보고 있으면, 영재는 어린시절 할머니집에서 만난 소녀가 생각이 난다. 여전히 꿈속에서 만나지만 얼굴을 알수 없는 그 아이가 생각이 난다.  그아이는 지금 뭘 하고 있을지?  그런데 이상하다.  어른들 이야기로는 지리산 할머니댁 주변엔 아이들이 없었단다.  아빠는 아마도 여우였다고 하신다.  정말 여우였을까?  그렇게 행복한 어린시절의 추억이.

 

 왜인지 모르지만, 머루는 신비한 구슬을 하나씩 주고, 영재의 고민을 해결해 준다.  노란구슬, 빨간구슬, 파란구슬, 구슬하나를 삼키고 소원을 빌때마다 영재는 여드름도, 땀냄새도, 아둔함도 사라져 버린다.  그런데 이상하지.  머루가 여드름에 땀냄새나고, 공부못하는 아이로 변해가는 것이다.  머루가 영재에게 원했던 것은 진정한 친구였는데, 이제, 영재는 머루를 피하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 영재는 예전의 영재가 아닌, 새로운 아이로 태어났으니까 말이다.

 

 여우누이라는 여우이야기를 좋아한다.  막내오빠가 도를 닦고 얻은 빨강, 파랑, 노란 병을 던질때마다 마술이 펼쳐질듯이 무엇인가가 나오고, 그속을 여우누이는 또 헤집고 나왔다.  여우누이뿐 아니라, 가장 무서운 이야기는 전설의 고향속 구미호였다.  사람을 믿고 1000일을 기다리면 사람이 된다는 여우.  남편이라고 믿었던 사람의 의심으로 흰털과 꼬리를 흔들면서 사라지면 구미호. 어찌나 무서웠는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다 본다.   그럴 여우들의 이야기가 김리리작가에게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아이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쳐졌을까?  우리집 큰 아이는 판타지란다.  그리고 한마디 더, 빨간 구슬을 받고 큰 소원하나만 이야기 하지 무슨 소원이 그렇게 작냐고 한다.  아이마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다르다.  영재는 아마 머루를 만났을때 그 소원이 가장 중요했겠지.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끝없는 네버엔딩스토리.  이제 머루와 영재의 또다른 이야기를 기대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