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절기가 동지가 지났네요, 동지에 팥죽 먹어 본 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아이들 책 읽다 보니, 어렸을 때는 엄마가 쑤어 주시는 팥죽과 새알심 참 맛있게 먹었는데

제가 어른이 되고서는 울 아이들에게 팥죽을 만들어 준 적도 사준 적도 없었던 듯 싶어요.

 

<귀신 단단이의 동지 팥죽>이야기를 읽다보니, 새삼 우리 절기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더라구요.

어릴 적 추억과 함께 말이지요.

 

팥죽을 먹고 싶어 하는 귀신 단단이. 참 엉뚱합니다.

귀신을 쫒아내고 병을 옮지 못하게 하는 의도로 먹는 팥죽을 자신도 먹고 싶다고 떼를 쓰니 말이지요.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무서운 것이 팥죽이라고 단단히 이르는 엄마의 말은 들은 척도 안하고,

결국 팥죽 냄새를 따라 마을에 내려와 팥죽이 있는 곳을 기웃 기웃 거리는데,

팥죽을 먹고자 하는 단단이의 예고된 시련이 시작되었답니다.

팥죽의 의미를 알게 되면, 왜 단단이가 팥죽을 먹는 것이 힘든 일인지,

단단이 엄마의 말이 그냥 잔소리가 아니었음을 알게 됩니다.   

 

물렁물렁한 팥죽이 뭐가 무섭다고 하냐고 큰소리 단단히 치는 단단이.

그런데 정말 담장에 붙은 팥죽을 긁으려고 하자,  단단이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손은 흙투성이가 된답니다.

 

 

팥의 붉은 색이 귀신의 기운을 빼앗아 가고, 팥죽을 먹으면 나쁜 병을 다 막아 내고,

귀신도 못 잡아가고, 힘이 세어진다는 이야기들을 들은 단단이.

여전히 팥죽 근처에만 갔을 뿐 먹어보지 못하고, 팥죽의 효과가 잔뜩 듣고

배고 넘 고파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답니다. ㅋㅋ

 

 

동지에 팥죽 한그릇 먹으면서 읽으면 더 다가오는 이야기.

동짓날의 여러 풍습과, 팥죽에 대해 뒷편에서 상세히 알려 주고 있어요.

동지는 24절기의 하나로 밤의 길이가 1년 중에 가장 긴 날이랍니다.

긴긴 동짓날 밤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네요.

동짓날의 풍습을 읽다보니, 동지에 팥죽만 먹지 않고,

성균관 유생들은 시제를 치르기도 했고, 며느리들은 동지부터 시어른들께 드릴 버선을 짓느라 바쁘기도 했다네요.

 

우리 명절에 담긴 유래나 풍습을 알려 주는 알콩달콩 우리명절 이야기.

그냥 지나치는 일들의 유래들을 거슬러 알려 주고, 읽을 거리들이 풍성해서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