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이야기

시리즈 논픽션 단행본 | 글, 그림 이수지
연령 12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1월 25일 | 정가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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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지의 그림책
현실과 환상의 경계 그림책 삼부작

 

제가 이수지 작가님의 책을 처음 만난 건 미국여행을 하던 어느 날, 뉴욕의 어느 책방이었습니다.
여행길에 뭔가 기념할 만한 그림책을 한권 사고 싶었던 저는 마침 길거리 책방을 들렸고, 이 책 저 책 구경하다가
어느 한 책에 매료되었습니다.
단순하지만 눈을 뗄 수 없는 그림들, 바다와 귀여운 아이를 담고 있는 책, 글 하나 없지만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었지요.
그리고 놀랍게도 작가가 누군가 표지를 보니 한국이름이었습니다. 수지 이라고. 바로 그 책이 “파도야 놀자”였지요.

그래서 더 놀랬죠. 와. 이국 땅에 와서 수많은 책중에 고른게 한국인 작가의 책이야.
기억했습니다. 이. 수. 지 작가.
저는 지금 그 책을  세살 난 제 아이와 함께 봅니다. 무척 좋아하더군요.
좀 더 커서 바닷가에 가면 아이가 저렇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이 동화책을 책장 한 켠에 꽂아두었습니다.
그리고 또 얼마의 시간이 흘렀죠. 이 분의 작업노트가 출판이 되었네요.
부제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 그림책 삼부작 입니다.

파도야 놀자 한장면이 보이면서 책은 시작됩니다.
작가는 영국 어느 지방의 책방 주인에게서 한 장면에 대한 이메일을 받게 되었답니다.
책 펼침 페이지 중간에 아이와 새의 일부가 잘려 나갔던데 이거 원래 이런 건가요? 하고요.
그래서 작가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이게 인쇄 사고인지 아닌지..
저는 이 파도야 놀자 책을 보면서 이 부분을 놓쳤기에 무척 궁금하여 다음 장을 넘겼지요.
인쇄 사고가 아니랍니다. 여기서부터 작가의 숨은 의도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 하나가 평소에 책을 읽으면서 의식하지 못하는 제본선입니다.
이것을 작가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 [그림자 놀이]책을 만든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간 중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도 나오지요.
책을 어떤 식으로 만들었는지 어떤 재료를 사용하였는지도 말해줍니다.
작가가 설명한 내용을 보며 아이들 보는 책이라 생각했던 동화책들에 숨은 의미가 이렇게나 많이 있었구나 하며 깜짝 놀랬습니다.
바로 책 읽기를 중단하고 “파도야 놀자” 책을 다시 꺼내서 봤습니다. 아, 저는 수많은 것을 놓쳤었네요. ^^;;

작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아이들에게는 그 사이를 오가는 즐거운 놀이이지만,
어른에게는 우리가 사는 세계 중에서 어떤 것이 현실이고 어떤 것이 환상인지 어떻게 알수 있을까하고 물어봅니다.
갑자기 영화 매트릭스도 떠오르네요.
그리고 글 없는 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 책은 글이 거의 없습니다.
글이 없으면 뭔가 더 책을 깊이 살펴보아야 합니다.
느긋이 모호한 의미를 즐기고,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답변을 마련하여 온전히 자기 것으로 가져가는 것.
이것이 글 없는 책을 즐기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멋지네요.
저는 글 없는 그림책도 아주 좋아합니다.
제가 본 대로 느낀 대로 간직하면 되거든요. 하하 그래서 제가 그림을 좋아하나봅니다.

이 책은 그림책이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작가의 숨은 의도, 인생 이야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동화책에 관심이 많고 또 이수지 작가님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단비와 같은 책이였죠.
작가님의 책에는 왜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만 등장하는지에서 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 작가님 책뿐만 아니라 다른 동화책도 읽을 때 좀 꼼꼼히 봐야겠습니다.
보물찾기하듯 여러 숨겨진 의미들 발견하면 은근히 기쁘답니다.

거의 마지막 장에 아래와 같은 글이 있습니다.
“그 순간에 가지고 있는 최선을 쏟아 부어 하나를 만들어 내고, 잊어버리고, 그 다음 것으로 넘어가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내가 끊임없이 하고 있는 것의 안쪽에 무엇이 보이는지 알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그때그때 자신에게 절실한 것들로 하나씩 좌표를 그리다 보면,
어느 순간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내가 여태껏 무엇을 향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겠지요”
아이를 키우면서 집에서 끙끙대고 있는 저에게 작가님은 말하네요.
최선을 다하라고. 내가 무엇을 향하고 있는지 알게 될 거라고.
네. 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