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청소년 시절에 읽은 ‘모모’가 생각난다.
회색인간들의 꼬임에 유혹을 느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이 파괴되는지도 모르고 시간을 아끼기 위해 이리저리 뛰면서 시간을 회색인간에게 바치던 모습은 사회가 산업화되면서 우리가 변하면서 잊어간 우리의 과거 낭만과 여유있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메신저]는 SF 환타지스럽기도 하고, 사실 그 내용에 있어서는 자연을 그대로 담아놓은 아날로그적이기도 하다.
옛 마을에서 입은 상처로 옛 마을을 피해와서 서로 감싸주고 보듬어주며 이해해주는 마을을 세운 그들은 ‘지도자’와 ‘보는 자’, 보는 자와 함께 사는 주인공 ‘맷티’와 선생님 ‘조언자’와 그 딸이자 맷티의 친구인 ‘진’ 그리고 맷티의 친구 ‘라몬’ 등과 함께 서로 도우며 살고 있다. 그들의 이름은 모두 마을에서 지내게 되면서 얻은 이름으로 이는 꼭 영화 ‘늑대와 춤을’에서처럼 인디언이름식으로 그 사람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어느 날, 거래장에서부터 모든 문제가 시작되고 그렇게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던 마을 사람들이 욕심을 부리며 배타적으로 변하고, 더이상 마을에 아무도 발을 들일 수 없도록 마을을 닫자는 의결을 하게 된다.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숲은 선택의 능력이 있어서 사람들을 공격하기도 하는데, 맷티는 메신저 역할을 훌륭히 해낼 수 있을 만큼 숲은 그에게 호의적이다.
어려서부터 옛마을에서는 개망나니짓을 하던 맷티는 이 곳에 와서 개과천선하여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고 있는데, 이 곳에서 자신의 남다른 ‘치유능력’을 알게 된다.
그러던 차에 마을을 닫게되자, 자신의 아버지 역할을 해주는 ‘보는자’의 딸 키라누나를 데려오기 위해 다시 맷티는 옛마을로 가게 되고 그의 모험이 시작된다.
지도자의 너머를 보는 능력, 키라의 미래를 보는 능력, 맷티의 치유하는 능력 등 이 책의 주인공들의 능력이 발휘되는 모습은 그야말로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이 책을 더욱 재미있게 만든다.
게임기 등을 얻기 위해 거래장이 열리는 모습은 흡사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모두 게임에 빠져 사는 요즘 세상을 나타내는 것 같아 무섭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이 ‘프리허그’를 통해 이성친구와의 교제를 꾀한다던가, 게임에서의 캐릭터를 얻기위해 친구들을 괴롭히는 모습이, 거래장에서 자신의 자아를 팔아버리는 조언자의 모습을 생각나게 해 마음아프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자아반성의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