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 로리 작가가 이야기하는 이상적인 사회를 그린 3부작 중 첫 번째인 기억 전달자를 읽고 있던 중 마침 레몬 기사단 활동을 통해서 메신저라는 책을 읽을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인 메신저를 보는 순간 이 ‘메신저’라는 소재가 여러 책들에게 사용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까지 여러 책들을 읽어 보면서 많은 주인공의 역할이 메신저와 관련된 경우가 꽤 많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제목부터 ‘메신저’인 이 책에서는 주인공을 통해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을지 생각해 보면서 책을 읽어 보게 되었다.
주인공인 맷티는 평화로운 삶을 누리면서 살고 있다. 옛 마을에서는 가난과 폭력에 시달리며 짐승만도 못한 대우를 받았던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던 맷티는 탈출을 결심하고 새로운 마을로 오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슬픈 비밀을 간직한 채 이 새로운 세상으로 왔고, 맷티의 마을에서는 그들의 상처와 부족함을 다정하게 보듬어 준다. 맷티는 맹인 아저씨와 함께 살고 있다. 상처를 포용하는 이 마을에서는 눈이 보이지 않는 맹인 아저씨에게도 특별한 보는 능력으로 존경하며 보는 자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이 마을에는 특별한 숲이 있는데, 숲은 때로는 평화로운 공간이 되어 주지만 아주 무서워질 때도 있다. 그러나 맷티는 한 번도 숲의 경고를 받아본 적 없이 숲을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맷티는 숲에서 자신이 개구리를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얼마 안 있어 강아지도 치유할 수 있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맷티는 게임기를 가지고 있는 친구 라몬과 학교 선생님인 조언자의 거래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조언자는 얼굴에 거대한 모반이 있었지만 점점 사라지고 있었고, 친구 라몬은 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사람들은 옛날의 다정하고 평화로운 태도가 이기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그들은 급기야 마을을 폐쇄하라는 요구를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이제 더 이상 희생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맷티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깊은 자아를 거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너머를 보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지도자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마을로 오는 사람들에게 마을 폐쇄를 알리고 보는 자의 딸 키라를 데려오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우호적인 숲은 공격적으로 변화해서 맷티를 힘들게 하고 키라와 함께 돌아오는 길에는 쓰러지고 만다. 바로 그 때 너머를 보는 지도자의 능력과 키라의 능력이 만나고, 유일하게 세상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치유자인 맷티라는 말을 해 준다. 맷티는 마지막 힘을 발휘하고, 세상은 예전의 평화로운 모습을 되찾는 것으로 이 이야기가 끝나게 되었다.
완벽하고 이상적인 세상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지속될 수 있는 것인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이 의문을 감출 수 없었다. 평화롭게 살던 마을의 사람들도 이기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의 뉴스 기사는 마치 나쁜 소식만 보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우리 사회는 이기심에서 헤어나오려 해도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너무 착하게 살면 안 된다는 말을 해 준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느낀 바로도 그렇다. 평화롭고 모든 것을 포용하며 살아가다 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치이고, 짓밟히며 행복감보다는 억울함을 느끼기 쉬웠다. 맷티가 사는 세상은 맷티의 치유 능력으로 다시 평화를 되찾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렇지 못했다. 명절에도 갈등으로 이혼하고 만 사람들의 소식이 들린다. 이제는 우리에게도 치유자의 필요성이 간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