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는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고, 한국인의 고유한 정서를 느끼며

주인공과의 동일시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력도 기를 수 있지요^^

 

우리 나라 조상님들의 재치와 삶의 지혜 등을 배울 수 있는 전래동화..

 여태까지 지니양에게 창작 동화위주로 많이 보여주었는데

슬슬 전래동화도 접해 줄 생각이에요.

 

얼마 전

비룡소 ‘소가 된 게으름뱅이 ‘를 만난 후

밥을 먹고 누워서 뒹굴거리며 책을 읽는 지니에게

 ”‘계속 누워서 뒹굴거리면 ‘소가 된 게으름뱅이’처럼 소가 될지도 몰라~”하고 했더니 벌떡 일어나더라구요   

그림책을 통한 효과가 이런거구나 하는 것을 가까이에서 느겼어요^^

 

끝없이 샘솟는 웃음과 지혜의 샘 비룡소 전래동하 시리즈 19번째 이야기

‘소가 된 게으름뱅이’ 를 소개해 봅니다.

김기택 글     /    장경혜 그림

 

‘소가 된 게으름뱅이’ 는 제목 그대로 

게으름을 피우다 소가 되어 호된 고생 끝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다시 사람이 되어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림책의 표지에 실린 그림이 너무나 인상적이에요.

눈물 맺힌 소의 눈과 그런 소를 채찍질하며 호되게 야단치는 듯한 매서운 노인의 모습에서

소의 아픔과 슬픔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요.

또한 아크릴 물감과 꼴라주 기법을 사용하여 표지 뿐만 아니라 내용의 한장 한 장 그림들이

마치 미술관에 있는 그림 작품을 보는 듯한 생각이 들기도 한답니다.

 

 내용을 살펴볼까요?

 

하루종일 밥 먹고 똥 싸기, 방 안에서 뒹굴기, 방귀 뀌기, 코 후비기, 코 골면서 낮잠자는 일만 하는 게으름뱅이가 살았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하루 종일 논밭에서 일하랴, 가축들에게 먹이주랴 바빴고

게으름뱅이의 아내도 밥하고 빨래하는 등 더 바빳어요.

 

그해 여름, 큰 가뭄이 들었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논밭으로 물을 퍼 나르느라 야단이 났어요.

그래도 게으름뱅이는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골았어요.

아내가 더이상 참지 못하고 한마디 하자 게으름뱅이는 베 두필만 갖고 집을 나가 버렸답니다.

 

게으름뱅이가 고개를 넘어가는데 먼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는 노인을 만나게 되었어요.

 

게으름뱅이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니 소머리탈이래요.

일하기 싫은 사람이 쓰면 아주 좋은 일이 생기는 탈이라고 하네요.

게으름뱅이가 관심을 보이자 노인은 탈을 씌워주었어요.

 

그런데 이걸 어째요..

소머리탈이 머리에 꽉 달라 붙어 안 빠져요.

누런 털도 쑥쑥 나고 기다란 꼬리도 자라고, 손발에는 딱딱한 발굽도 생겼어요.

 

소가 되는 과정이 너무나 신랄하고 안타깝게 표현되었어요^^

 

게으름뱅이가 놀라서 펄쩍뛰며 아무리 말하려해도 자꾸 ‘음매, 음매’ 소리만 나왔어요

게으름뱅이는 진짜 소가 되어버렸답니다.

 

소가 된 게으름뱅이의 막막하고 막연한 느낌과

눈에 눈물이 가득한 소의 모습에서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전해져 오는것 같아요.

  

 

노인은 뒷 걸음치며 안 가려고 하는 소가 된 게으름뱅이에게 

회초리로 엉덩이도 때리고 코뚜레에 달린 고삐도 잡아당기며 끌고 갑니다.

 

장터에 끌려온 소가 된 게으름뱅이는

“나는 소가 아니라 사람이란 말이에요”하고 말했지만 음매 음매 우는 소리만 났어요.

 

드디어 한 농부가 소가 된 게으름뱅이를 샀는데

노인은 농부에게 무를 먹으면 죽으니까 무 밭에는 절대로 끌고 가지 말라고 해요.

 

새벽부터 밤까지 소에게 쉴새 없이 일을 시켰고

소가 된 게으름뱅이는 맛없는 풀과 더러운 외양간에서 서서 자야 했어요. 

 

가끔 소가 울면서 소리치면 주인은 고삐를 잡아당기고 궁둥이를 때리면서 꾸짖었어요.

 

소가 된 게으름 뱅이는 너무 힘들어서 죽기로 결심하고 무 밭으로 달려가 무를 마구 뜯어 먹었어요.

 

무를 잔뜩 먹고 죽기를 기다리는데 몸이 자꾸 변해요.

그러다가 소가 되었던 게으름뱅이는 다시 사람이 되었답니다.

 

게으름뱅이는 기쁘고 부끄러워서 저절로 눈물이 쏟아져 나왔어요.

 

게으름뱅이는 곧장 집으로 달려갔어요.

노인이 살던 집은 온데 간데 없고 그 자리엔 베 두필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어요.

 

그 후로 게으름뱅이는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서 열심히 일하며 아내와 함께 오래오래 잘 살았답니다.

 

 

  

인물들의 표정이나 배경등의 그림의 한 한 장면이 너무나 잘 표현되어 

책의 내용에 흠뻑 빠져 들게 된답니다.

또, 글의 내용에는 부지런하고 열심히 일하라는 말은 없었지만

게으름뱅이가 힘든 일을 겪으며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는 상황을 보면서

정말 게으름을 피우면 안되겠구나 하는 마음을 스스로 깨닫게 되것 같아요.

 

그림의 중간 중간 노인의 모습을 찾는 재미도 있고,(검은색으로 표시해 놓았어요)

 장터에서 남편을 찾고 있는 아내의 모습 등을 통해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의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답니다.

 

 

현대 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미당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기택 시인의 

맛깔스러운 글과 장경혜의 깊이 있는 그림이 어우러진 우리 옛이야기의 매력에 빠져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