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레 느끼는 약속에 대해서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2월 30일 | 정가 7,500원

** 9세~11세 사이의 아동에게 적합해 보입니다. **

이상야릇한 느낌을 받았다. 현실인 듯 꿈인 듯. 누군가의 이야기인듯 내 이야기인듯. 아련하고 어슴푸레하고 묘한 기분을 들게 하는 알 수 없는 이 느낌.

아프리카에서 보내는 어린시절은 낭만적일 것 같지만 버티에게 아프리카는 드넓은 감옥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 다행하게도 어미 잃은 하얀 사자를 만나게 되고 평생의 우정을 쌓아가게 된다는 것은 정말이지 마술과도 같은 인연이 아닌가 싶다.

하필이면 흰색의 털을 지닌 아기사자는 버티 자신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종족과 다른 색을 지닌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노출이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자신을 지키기 위한 힘이 더 클 수 밖에 없다는 반증이기도 할텐데, 그것은 위험천만한 전쟁터에서 구사일생으로 그것도 전쟁영웅이 된 버티의 강인감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어쩔 수 없이 서커스단에 하얀사자를 팔아야 했지만 반드시 되찾아 같이 살자던 버티의 약속은 한낱 어린아이의 철없음처럼 아무것도 아닐 수 있었다. 하지만 버티는 가족과 멀리 떨어져 혼자 기숙학교를 다니면서도 하얀사자를 잊지 못하고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마침내 전쟁영웅이 된 버티는 고국으로 돌아와 하얀사자를 기적적으로 되찾는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 밀리와 함께 죽을때까지 하얀사자와 함께한다. 아니 죽어서도 그들은 함께 하자는 약속을 이어간다.

밀리의 집 정원 너머에 아도니스 블루떼가 몰려오면 버티도 밀리도 이제 나비사자가 되어버린 하얀사자도 함께 춤을 추며 산책을 한다. 그리고 태양이 잦아들면 그들은 또 다시 깊은 잠에 빠져 들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비사자를 궁금해 한다면 언제든 그들은 다시 나타나 산책을 하고 태양 아래 포근한 낮잠을 잘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