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가 박혀 있으면 너무나 아프다~~

시리즈 읽기책 단행본 | 김려령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5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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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영화 흥행 순위 1위를 달리던 완득이의 작가 김려령님을 처음으로 만나 보았다.

너무나 잘나가던 영화라 한번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찌하다 보니 그런 시간이 주어지지는 않아 안타까웠다.

모르고 생활하고 있다가도 검색어 순위 안에 들고, 유명해진다 싶으면 내용에 상관없이 한번쯤 보고 싶어지는게 사람의 마음이다.

완득이를 책으로라도 읽었으면 좋았겠지만 하루 하루라는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리고, 어느덧 잊혀지고 말았다.

사람이란 것이 붐이 일었다 싶으면 그때는 와~하고 달려들다가도 어느 날 소리 소문 없이 잠잠해지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래도 다행인건 완득이란 이름이 잊혀지기 전에 그 작가님의 다른 책인「가시고백」을 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흥행을 이끈 그 대단한 작가님의 책을 만나본다는 사실에 기대 반 설렘 반이었다.

책 제목에서 ’무슨 의미심장한 말이 담겨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책장을 넘겨보기 시작했다.

 

가시고백은 고등학생인 해일이와 그 주변에 있는 같은 반 아이들을 소재로 하여 엮은 소설이다.

해일이는 너무나 평범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이다.

아빠는 아파트 관리소장이고, 엄마는 삼십 년 경력을 가진 가발 기술자이다.

육년 전 가발 공장이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일을 그만 두어 지금은 집에서 그냥 쉬고 계시다.

열두살 차이가 나는 형의 직업은 매우 다양했으나 현재는 무직이다. 

감정설계사가 되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 중이며, 롤 모델이 부동산에 있을 때 본 떴다방 아줌마라고 한다.

 

해일의 공식적 직업은 학생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비정규직 프리랜서 군에 속하는 절도 전문가이다.

해일은 엄마의 예민한 손을 닮아 머리보다 손이 더 먼저 움직이게 된다.

유치원 때는 선생님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장난감 바구니에 숨겨놓기도 하고,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면서 슬쩍 건전지를 몇개 챙기기도 한다.

이것이 타고난 것이 아니면 그 누가 할 수 있겠는가…

 

지란은 인강을 듣기 위해 새아빠에게 빌려온 전자수첩을 사물함에 두게 되고, 그 전자수첩은 해일의 손에 들어오게 된다.

해일은 그걸 인터넷 중고 시장을 통해 팔아버린다.

친구들이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 시간에 해일이는 실험할 게 있다는 핑계로 야자에 빠지게 된다.

얼떨결에 유정란을 부화시킨다는 말을 하게 되고, 해일이는 직접 유정란을 부화시키는 실험을 하게 된다.

반 아이들이 담임과 전과 관련해 상담을 하게 되고, 그 때 해일이는 담임에게 병아리 아리와 쓰리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친구 지란과 진오는 해일이 집을 방문하게 되고, 해일은 책상 서랍 속에 쌓여있는 건전지를 친구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진오와 해일은 지란의 부탁으로 친아빠 집에 있는 물건들에 낙서를 하러 갔다가 해일은 자기도 모르게 넷북을 가져오게 된다.

진오는 다른 방에서 낙서를 하다가 그 모습을 거울을 통해 보게 되고…

반장인 다영이도 진오와 지란과 함께 해일에 집에 갔다가 교실에서 없어진 전자수첩의 범인이 해일이었다는걸 처음부터 알았던 걸 얘기하게 된다.

천재 절도가 해일의 모습은 거울을 통해 밝혀지게 되고, 결국 해일은 친구들에게 가시가 박힌 고백을 하게 된다.

 

처음에 가시고백이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까 많이 궁금했었다.

이 책을 우리 아이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지만, 절도에 관한 내용이 나오기에 약간 꺼려지기도 했다.

혹시라도 호기심에 그런 부분을 따라하면 어쩔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지막엔 해일이가 친구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친구들에게 자신의 고백을 하게 되고, 스스로가 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모습이 나왔을 때 책을 보여줘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책에서는 마지막에 선이 승리하고, 진실이 밝혀지게 된다.

가시고백 역시도 그랬다.

해일이가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되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시고백을 통해서 고등학교 생활 모습을 미리 엿볼 수도 있고, 해일이가 무심코 내뱉은 말 때문에 유정란을 키우면서 기쁨을 느끼고, 그걸 계기로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서 모든걸 고백하고, 잘못을 인정하는 해일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아리와 쓰리가 없었다면 친구들이 알고 있는 비밀을 해일은 스스로가 덮었을지도 모른다.

학교에서 학생들간의 대화하는 부분, 집안에서 부모와 함께 생활하면서 대화하는 부분들이 현실적으로 너무나 비슷한 상황 표현들은 정말 재미있었다.

책을 보며 혼자서 킥킥대며 웃는 모습을 본 우리 아이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한두번이 아니고 읽을 때마다 그러니 ‘우리 엄마가 왜 저러지’라는 표정이다.

웃음의 정체인 이 책을 우리 아이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과연 ‘이 책을 딸에게 인심쓰며 넘겨줘야 하나 아님 꼭꼭 숨겨두고 나만 봐야 하나’ 행복한 고민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자기도 유정란을 부화시킨다고 하면 대략 난감인데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