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고백

시리즈 읽기책 단행본 | 김려령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5일 |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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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려령 작가님의 신작 가시고백는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 나에게 무한한 공감을 주었다. 지금껏 내가 아는 성장소설들의 주인공들은 책 속에서 우리들을 흉내 내는 것 같아 보였다면 가시고백의 등장인물들은 정말 나 인 것 같았고 나의 친구들 같았으며 나의 부모님 같았다. 아마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감동받고 눈물을 흘렸던 이유일 것이다.

해일은 그 물건이 욕심이 난다거나 그 물건이 꼭 필요하다거나 해서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 그냥 거기 있는 그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이 모습은 단순한 도둑질 하는 남고 생으로 밖에 보이지 않겠지만 나에겐 달라보였다. 그가 그 많은 건전지를 훔친 이유는 무엇 이었을까. 차라리 들켜서 혼나 버리고 싶은 마음작은 죄큰 죄를 덮어 버리고 싶은 마음알 것 같았다.

친구들을 사귀고 고백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는 해일이가 가여웠다. 누군가에게 털어 놓고 싶은 것이다. 결국 해일은 모든 것을 친구들에게 고백하고 사과한다. 해일은 가시 고백을 했다. 그 용기와 곁에 있어준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나도 가슴 깊이 꽁꽁 숨겨둔 가시고백을 하고 싶어졌다. 친구들에게든 부모님에게든 이따금 그 가시들이 내 마음을 콕콕 찌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어쩌면 해일과 지란이 가시고백을 하기 전에 느꼈던 그 감정들을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해일과 지란이 처럼 진오와 다영이 같은 계기가 생겨날까?

책에서 교실은 항상 시끄러운 듯 조용하고 조용한 듯 시끄럽다.”라는 구절이 있다. 조금 소름이 돋았다. 작가님이 어떤 의도에서 이 구절을 쓰셨는지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아마 교실 안의 아이들의 마음을 쓰신 건 아닌가 한다. 시끄러운 듯 조용하고 조용한 듯 시끄러운 마음.

책을 읽는 내내 해일이 친구들과 교실을 바라보는 시점이 나와 비슷하다고 생각 했다. 교실에서 일어나는 친구들과의 일상적인 대화, 집안에서 벌어지는 부모님의 말다툼이 너무도 익숙했다.

또 책을 읽고 나는 나의 마음을 누군가에게 들킨 것 같아 뜨끔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았다. 하지만 누군가가 내 간지러웠던 생각을 박박 긁어주는 느낌처럼 시원할 때도 있었다. 그리고 가장 크게 생각 하게 된 건 나의 가시를 얼른 뽑아내고 싶다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이 책을 읽으며 나의 가시는 이미 뽑아져 나갔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