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에 대해 알아보자.

연령 6~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0년 2월 23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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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는 우리 전통 명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사람들이 잘 챙기지 않는 단오나 정월대보름에도 제법 크게 행사를 하는 편이다. 그래서 다행스럽게도 이러저러한 행사나 놀이를 제법 알고 있고, 실제로 경험도 해보는 편이다. 제법 추운 날씨인데도 한복을 입고 갔는데, 쥐불놀이를 했다고 한복에서 탄내가 조금 베여오기도 했다.

 

이 책은, 7세인 한솔이가 보기에도 딱 적당한 책이다. 8살이 되는 내년에도 유용하게 읽어줄 수 있을만큼 내용이 알차다. 게다가, 책속 화자가 누렁이여서 사람들이 보내는 정월대보름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부럼깨는 소리로 정월대보름 아침을 시작한다. 누렁이는 득이의 호두 반쪽을 물고 달아나는 잔 재미도 보여준다. 귀가 밝아진다는 귀밝이술, 더위팔기와 더위 무르기.

 

송아지목에는 새끼줄을 걸어주며 더위 타지 말라고 하는데, 누렁이에게는 하루종일 밥도 안준다. 정월대보름에는 개한테 밥을 안주는 거라나? 화가 난 누렁이 눈을 보니 불쌍하기도 한데, 어쩌겠냐, 누렁이의 조상들이 보름달을 갉아먹은 죗값을 받는다니. 윷놀이도 신나게 한판 하고, 다리밟기도 하고, 제웅치기도 하고, 달구경도 한다. 쥐볼놀이도 하고, 달집도 태우고 나면 정월대보름 하루가 저문다.

 

내가 어렸을 때는 정월대보름을 제대로 보낸 것 같은데, 커가면서 점점 사라져버리고, 이제는 겨우 오곡밥에, 나물먹고, 부럼깨고, 지자체에서 너도나도 따라하는 행사로 전락해버린 달집태우기 정도가 남아있는 듯하다. 요즘은 더위 사라고 외치는 사람도 없고, 쥐놀놀이도 하면 불난다고 하지 말라고 그러고, 고이 키우는 애완견에게 밥을 안줄리는 더더욱 없고 하여간 그렇다.

 

언제였더라, 내가 대학생 때 정월대보름날 필봉 굿판이 벌어진 곳을 찾았던 적이 있다. 아침부터 지신밟기부터 시작하여 하루종일 풍물을 치고 동네사람들이 나와 음식을 함께 먹고, 마지막에 달집을 태우고 소원을 비는 등 제대로 정월대보름을 즐긴 적이 있다. 그때의 즐거움, 그때의 신명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사람들이 모여서 흥에 겨워 춤을 추고, 집집마다 복을 빌어주는 그 모습이 참 그립다.

 

겨우 책으로나마 정월대보름을 배우는 우리 아이들에게 정월대보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설날이고, 추석은 명목상 큰 명절이라 유지되고 있어도 단오나 정월대보름 같은 날은 거의 잊혀진 듯하다. 설날이나 추석도 그리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명절이 지금에는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마도 농경사회의 기반이 사라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발렌타인데이같은 날이 명절보다도 더 들썩이는 요즘을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 하나 둘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의 명절도 시대에 맞게 조금씩 변화하면서 현대인들과 동화되었어야하는 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