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보고싶었던, 하지만 아직 보지못한 영화 ‘완득이’의 원작자 ‘김려령’님의 소설이라고 해서 더 관심이 갔다. 예고로 봤던 ‘완득이’의 배경처럼 ‘가시고백’의 배경도 고등학교. 그 안에 열여덟살 청춘 네 명이 있다. 그리고 그 중 주인공 해일의 가족이 있다. 정말 드라마로 만들어도 등장인물 숫자 아주 적정한 구성이라 절로 웃음이 ㅋㅋ
졸업한 지 너무 오래라 낯선 고등학교, 그리고 고등학생의 모습. 하지만 그들의 삶은 너무나 내 주위의 모습과 익숙했다. 온동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 모든 일에 감정이입하면서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또하는 어머니, 무뚝뚝한 척 하지만 은근슬쩍 질투하고 은근슬쩍 챙겨주시는 아버지, 88만원 세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직업은 있으나 월급은 없는 백수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형, 그리고 직업이 도둑이라고 이야기하는 막내 ‘해일’. 그리고 해일의 반 친구들. 그 안에는 티내지않는 수줍은 로맨스도 있고 은근한 친구들간의 의리도 있고 믿기힘들 정도의 순수함도 있고 이혼과 재혼이라는 그리고 그 안에서 힘들어하는 아이라는 현재 사회의 모습이 너무 잘 투영되어 있어 조금씩 조금씩 책속에 빠져드는 것 같다.
“나는 도둑이다”라고 너무나 당당하게 고백하는 이 아이가 고등학생이라니… 그리고 계란에서 병아리를 부화시키는 다소 순수하고 순박한 모습의 소유자라니… 약간은 아이러니한 설정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누구나 하나쯤은 있을 법한 사연으로 다가선다.
‘가시고백’ 책을 다 읽고나면 참~ 제목을 잘 지었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그런 책인것 같다. 함께 읽으셨던 친정어머니도 처음엔 다소 어색했으나 읽다보니 빠져든다 하시니 여러 연령층을 무난하게 아우르는듯… 그럼에도 별 다섯개 풀~로 주지않는 건 아마… 몰입도가 생각보단 낮았기때문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