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뭔가 풀지 않은 것이 있으면 목에 가시가 박힌거 같다고 한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가시”에 대해 많이 궁금했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엔 “가시”란 말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목에 걸렸던 것은 “가시”가 아니라 “까시”였다.
한 아이는 어느새 자신의 몸에 붙어 버린 “도벽”이, 또 한 아이는 “부모의 이혼”이…
이 글을 이끄는 해일이나 지란이는 모두 부모들의 보살핌을 많이 받지 못하는데서 목에 가시가 박혔다.
해일은 어느사이엔가 자신의 몸에 붙어 버린 “도벽”이 그의 까시였다. 머리보다 먼저 움직이는 손을 그냥 자랑스럽기까지 하다가 엉뚱한 계기로 키우게 된 병아리로 인하여 그는 아무리 어른들이 제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양심을 거스리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구로 하여금…친구들에게 고백하기까지 목에 커다란 “까시”가 박혀버린 그가 처음엔 안되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으며 읽었지만 양심에 고개를 드는 그의 모습에서 함께 안타깝기까지 했다.
부모의 이혼으로 새아빠와 함께 살게 된 지란이는 아무리 가까워지려고 해도 가까워 질수가 없다. 그녀의 마음에 친아빠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친아빠를 한번도 좋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엄마를 두고 보란듯이 바람을 피우는 친아빠가 항상 없어졌으면 하고 바랐었다. 그러나 가끔씩 딸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신에게 전화하는 친아빠를 잊을 수는 없다.
그들이 목에 “까시”가 걸린 이유는 뭘까?
가슴에 뭔가 커다란 응어리는 품고 사는 이 땅의 사춘기의 아이들… 대학 외엔 길이 없는것 처럼 어른들은 난리다. 초등학교때부터 쉬는 시간이 겨우 3시간. 게임으로 풀어도, 친구들과 어른 흉내를 내도 그 응어리는 풀어지지 않는다. 요즘 들리는 사춘기 아이들의 무서운 행위들이 괘씸하면서도 이해가 될 듯 하다. 그들은 궁지에 몰려 고양이를 무는 쥐들이다.
그 아이들의 모습을 지란이의 친아빠의 아파트에 가서 물건을 부수는 3명의 청소년들의 대목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의 가금의 응어리를 보게 되었다. 사실 처음엔 나도 어려운 사춘기를 지냈는데 이 아이들이 약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며 혀를 찼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그들이 풀 수 있는 탈출구를 열
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자신들의 목에 걸린 “까시”를 고백으로 스스로 꺼내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진짜 이 세상에 사는 해일이 지란이들에게 이 방법을 알려 주고 싶다. 병아리를 키우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꺠닫으면서 인생의 소중함을 함께 알게 되는 그들이 얼마나 대견스러운지..
사춘기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반성이 많이 되었다. 김려령 작가도 사춘기는 아니던데 사춘기 아이들이 이해할 만한 방법을 제시한 그녀가 고마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