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까만돌]말하는 까만돌이 되고 싶어요

시리즈 일공일삼 시리즈 77 | 김혜연 | 그림 허구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월 20일 | 정가 11,000원

김혜연 작가님의 전작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은 아이와 함께 읽으며 재미를 넘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다. 아이가 좋아했기에 이 책도 출간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읽으면서 우리가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한장한장 넘기게 되었다.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는 대상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람일 아닐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도 어릴 적 인형이나 자신의 일기장, 아니면 다른 물건을 의인화 시키며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는다. 하지만 지호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누구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으려 하니 하는 수 없이 다른 대상을 찾게 된 것이다. 사고로 엄마를 잃은 후 유일한 가족인 아빠는 말문을 닫아 버렸으니… 어린  지호는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마음을 말할 수가 없다. 더구나 마음이 아픈 건 아토피 때문에 울긋불긋한 살갗을 더럽다고 놀리는 형규,덕수,희준. 놀리는 것뿐 아니라 시비를 걸며 괴롭히기까지 한다. 엄마를 잃은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친구들에게까지 괴롭힘을 당하는 지호의 마음을 우리는 얼마나 헤아릴 수 있을까?

우연히 말하는 까만돌을 발견하고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 지호. 말하는 까만돌은 지호의 이야기를 들어준 것 뿐이고 지호도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도 자신의 마음을 허물없이 털어 놓을수 있는 상대가 있을까? 어떤 말을 해도 그 사람은 내 편이 되어주고 들어주기만 할 수 있을까? 반대로 우린 누군가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다고 중간에 그의 이야기를 끊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고 어떨 때는 그의 생각을 비판하기도 한다.

마음 속에 무거운 짐을 내려놓게 된 지호는 이제 자신보다는 말하는 까만돌이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제 까만돌은 누구에게 갔을까?

누구나 마음 한 구석 깊은 슬픔을 갖고 있을 것이다. 어떨때는 그 무거운 슬픔을 내려놓고 싶을때가 있지만 차마 그러지 못할 때도 있다. 우리에게도 말하는 까만돌이 하나쯤은 필요할듯. 아니..누군가에게 까만 돌이 되어 주어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