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다

연령 6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월 30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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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의 엉뚱한 소원 (보기) 판매가 12,600 (정가 14,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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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2012.03.05

 

빕스의 엉뚱한 소원

  

 

 

 

 

이 책은 책도 길쭉하고 그림도 길쭉하다. 왼쪽에 글이 오른쪽엔 그림이 들어가 있는데 글들도 위쪽에 배열되어있고 밑에는 작고 아기자기한 본문과 별 상관 없는 그림과 여백이 들어있다.

글씨도 많아서 처음엔 칙칙한 색감과 다닥다닥 붙은 글씨와 철학동화라는 딱지는 솔직히 책을 들여다보기 주저하게 만든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도 빕스같은 날들이 있었다. 너무도 속상하고 짜증나서 나만의 방에서 모든게 사라져 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떠오른다.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 어서 어른이 되서 내 맘대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어른이 되니 모든걸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고 오히려 무거운 책임에 어깨가 짓눌리기도 한다.

빕스와 같은 어린아이에서 지금은 빕스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었다. 그런데 빕스의 마음을 잊고 있었다.

 

자전거를 잃어버려서 부모님께 혼나고 비까지 마음 어둡게 내려서 원하는 수영도 못가고 함께 방을 사용하는 형은 방을 더럽게 써서 빕스가 집중할 수 없다.  생일날 자신이 원하는 선물도 못받고 싫어하는 피클을 자꾸 권하니 빕스는 너무도 짜증스럽다. 더구나 학교선생님께 오해까지 받고 너무도 억울하다.

그런 빕스는 세탁실 뒤쪽의 조그만 골방의 빨래 바구니에서 들어가 고래고래 소리를 마음껏 지른다.

” 이제 더는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 않아. 이런 세상 따위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온 세상아, 다 사라져 버려라!”

 

 

모든게 사라져 버려 춥고 숨도 쉴도 없다. 색깔도 자연도 그 어떤 것도 없다. 빕스는 하나하나 만들어간다. 그런데 자기의 세계는 자기 가 생각하는 대로 곧바로 생기지 않고 하나하나 설계해야 하는 세계다.

잘못 말하면 부드러운 베개대신 날카로운 펜촉들이 날라오는 이상한 세계다.

 하나 하나 만드는 일에 지쳐 잠이 든 빕스는 잠에서 깨어보니 가족이 있는 집으로 다시 돌아와 있다. 빕스한테 자전거를 잃어버렸다고 야단쳤던 부모님은 마당에서 자전거를 발견하고 빕스한테 사과를 한다.

빕스는 부모의 사과에 모든 짜증이 사라져 버린다.

 바뀐건 단 하나도 없는데 빕스의 억울함과 분노는 사라져 버렸다.

“이것 해라 저것은 하지 마라” 등의 통제를 더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부모들은 이미 어린시절이 지나서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빕스는 자기만의 공간에 들어가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하며 분노를 마음껏 표출한다.

아이들도 살아가면서 가족과 부딪치고 스트레스를 받아 분노와 짜증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빕스처럼 자신의 마음을 푸는 방법을 아는 아이들은 그래도 건강하다. 아이들이 부탁을 다 들어준다고 짜증이 없는게 아니라 빕스처럼 자기만의 분노를 푸는 방법들이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부모의 사과를 통해 기분이 풀어지기도 한다. 부모의 오해로 아이에게 상처를 줬다면 부모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으론 부모인 내가 혹 아이입장보다는 나의 입장으로만 아이에게 강제한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많이 강요했는데 빕스를 보니 너무 미안해진다. 아무리 몸에 좋아도 아이가 스트레스까지 받으며 먹는게 이롭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빕스의 엉뚱한 소원이란 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맨 뒷장에는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그림책란에는 작품의 해설이 들어가 있어 잘 이해 할 수 없었던 그림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어 그림책을 감상하는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