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못마땅한 빕스, 제 맘대로 세상을 만들다..

연령 6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월 30일 | 정가 12,000원
구매하기
빕스의 엉뚱한 소원 (보기) 판매가 12,600 (정가 14,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빕스는 골방 안 빨래바구니 속에 앉아 오늘 하루 동안 있었던 짜증나는 일들에 대해 생각한다. 골방 안 빨래바구니는 빕스가 숨어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빕스네 집은 오래된 삼층집인데, 이런 곳에는 어딘가 비밀스러운 느낌을 주는 이런 골방이 있기 마련이라는데, 우리나라의 집과는 아무래도 조금 다르긴하다.

 

그래도, 빕스가 짜증나는 하루를 보낸 후 혼자만의 공간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하는 것과 같이, 우리집 아이도 그런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화가 나고 짜증이 날 때면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기분이 풀릴 때까지 나오지 않거나 음악을 크게 켜 놓고 시간을 보낸다. 바로, 이제 막 일곱살이 된 우리집 아이가.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저것도 자기 나름대로 화를 풀어버리는 방법이라 생각하여 가만회 놔두는데,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씨익, 웃으면서 나온다.

 

빕스는 골방 안 빨래바구니 안에서 우연히 자기가 원하는대로 변하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온 세상이 다 사라지게 만들었다. 자신을 짜증나게 하는 이 세상이 그만큼 못마땅했던 것이다. 정말 아무 것도 없이 사라져버린 세상은 빕스가 디딜 땅도, 숨쉴 공기도 다 없애버렸다. 그래서 빕스는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다를 바가 없다. 어떤 사람은 못마땅한 이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열심히 뛰어다닌다. 그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더 멋진 세상을 위해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다만 그것이 나 개인을 위한 것이기보다는 우리를 위한 것일 때 호응을 얻고, 그것을 도와주는 조력자를 만나게 된다. 빕스는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것저것 불러내보지만 여간 귀찮고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실,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조금씩 변화해 온 것들을 빕스의 머리로 순식간에 바꿔놓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나하나 자신이 원하는대로 바꾸던 빕스는 이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것인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다시 빨래바구니 안으로 돌아와 익숙한 환경 속으로 들어간다. 게다가 가족들은 오해를 진심으로 사과를 하기까지한다. 만약 빕스가 자신의 상상에서 돌아왔을 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세상 그대로였다면 실망스러운 결말이었을 것이다. 가족들이 오해를 풀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 바로 가족들의 작은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사실, 변화는 갑작스레 바뀌는 것이 아니다. 조금씩 조금씩 바뀔 뿐만 아니라 그 과정 속에서 어떤 이는 손해를 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이득을 얻기도 한다. 빕스의 상상이 진행되는 동안 왼쪽 페이지 끝에는 가족과 주변 동식물들의 변화를 하나씩 보여준다. 이 또한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주는 책 속의 책이라 할 만하다.

 

빕스의 상상을 따라가다보면, 지금 내 아이의 상태가 이해가 되기도 하고, 어린 시절 나 역시 그런 상상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