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있는 나무꾼과 선녀는 사슴이 아이를 셋 낳으면 (혹은 넷 낳으면) 날개옷을 주라고 한다. 하지만 가족을 그리워하는 선녀의 모습이 안쓰러워 날개옷을 주고 선녀는 하늘나라로 훨훨 날아간다.
그 후는 3가지 이야기가 있다.
선녀를 그리워하는 나무꾼은 시름시름 앓다 죽는다.
사슴이 알려줘서 두레박을 타고 하늘나라로 올라가 선녀와 만나 행복하게 산다.
하늘나라로 가지만 어머니가 그리워 천둥마를 타고 내려와 어머니를 만나지만 말 등에 죽을 흘리고 말은 혼자 하늘나라로 간다. 그리고 나무꾼은 수탉이 되어 선녀를 그리워한다.
비룡소에서 나온 ‘나무꾼과 선녀’는 비룡소 전래동화 시리즈의 하나인데, 내가 알고 있는 긴 내용이 들어가있고 목탄화로 그려진 그림이 전래동화의 모습을 살려준다. A4보다 조금 큰 크기의 책을 펼치면 동화의 속으로 풍덩 빠질 수 있고,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표정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고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배경의 모습도 자세히 보여주어 시원하다.
여백과 강렬한 선을 살린 개성 있는 목탄화와 여백의 문체로 만나는 나무꾼과 선녀!
우리 엄마와 나이가 비슷한
고운 손이 거칠어지고 흰 얼굴이 검게 그을린 산골 아낙네가 된 선녀는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데 나무꾼은 선녀가 안쓰러운게 아니라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선녀에게 날개옷을 보여준다. 선녀는 나무꾼의 사연을 듣지만 나무꾼을 원망하지 않고 지내던 중 보름달이 뜬 밤에 날개옷을 입고 하늘로 간다.
선녀의 고운 모습, 시골 아낙네가 된 선녀의 모습, 나무꾼의 행복한 모습과 까칠해진 모습, 아이들의 모습 등 표정과 모습이 생생하다. 목탄화로 그려진 그림은 장면 모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3과 4 숫자의 비밀이 담긴 그림은 나무꾼과 선녀의 사연을 들려준다. 전래동화를 이렇게 멋진 그림으로 보니 더욱 절절하게 다가온다. 아이들도 나무꾼과 선녀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3과 4 숫자 찾기에 흥미를 보이고 결말에선 무척 안타까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