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즐기는 거야 ‘그냥 컬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1년 10월 1일 | 정가 11,000원
수상/추천 블루픽션상 외 4건

컬링 – 각각 4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빙판에서 둥글고 납작한 돌(스톤)을 미끄러뜨려 표적(하우스) 안에 넣어 득점을 겨루는 경기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유래되었으며, 1998년 제18회 동계올림픽경기대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네이버 백과사전)

 

표지가 코믹하면서 역동적이다. 4명의 선수가 컬링하는 모습. 제목도 간단하고 ‘그냥’ 이라는 말에 편안함도 든다.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라 청소년 용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 책에 나이를 못밖고 싶진 않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대충 읽긴 좀 아까운 느낌도 든다.

책소개

단순히 으샤으샤 하는 스포츠 소설을 그려내기보다는 ‘에둘러 가는 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느리고 지지부진하게 움직이지만 결국 자신만의 컬(curl)을 가지는 컬링스톤처럼 삶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돌연 휘어든 순간에 있는, 혹은 그것을 위해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고자 했다.

대전에서 일하며 주말에만 오는 소파와 한 몸인 아빠 차차장, 동생만 챙기는 엄마이나래 여사, 대전에서 서울로 전학 와서 따를 당하는 을하 (차을하 -> 을하차 -> 으랏차) 제2의 김연아가 되기 위해 엉덩이에 멍이 들고 파스 냄새를 풍기는 중학교 여동생 연화, 4가족은 따로 또 같이 지내며 그렇게 조용한 생활을 한다. 연화가 심사에 붙길 바라면서.

혼자 떠드는 멸치처럼 마른 ‘며루치’ 서인용, 한 덩치 하는 ‘산적’ 강산. 일명 만담콤비. 두 사람은 복도에서 비질하는 을하를 유심히 지켜보며 컬링을 하자고 권유한다. 컬링? 파마? 라고 생각하는 을하. 일요일 엄마의 전화로 연화를 위한 키위주스와 엄마를 위한 커피를 가져다 주고 돌아가는 버스정류장에서 며루치와 산적을 만나 그들의 아지트로 끌려간다. 빙판이 곱게 깔린 후줄근한 건물. 그곳엔 빗자루와 로봇청소기가 있다. 고가 장비를 구비한 전문 청소 용역 단체? 아니 이게 바로 컬링? 청소기 혹은 맷돌처럼 생긴 것은 스톤, 빗자루는 브룸. 검색하다 찾은 동호회 ‘쓱싹쓱싹 최강 컬링 동호회’ 산적의 포스에 주눅이 들어 동호회 모임에 나가는 을하. 하지만 연습은 쉽지 않고 백조가 아닌 오리의 자세로 딜리버리 연습을 하며 당연하게도 얼음 위에서 균형을 못 잡아 무지하게 넘어지며 연화처럼 엉덩이에 파스 냄새를 풍기며 지낸다.

며루치가 그랬듯이 을하가 그랬듯이 앉은 자리에서 스톤을 하우스에 넣듯이 종이를 틈으로 밀어 넣는 동작을 한다. 나도 한 때 테트리스에 미쳐서 기계에 동전을 연신 밀어 넣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후유증으로 눕거나 밥을 먹을 때 틈이 보이면 ㅣ 가 필요해, ㅁ 이 좋겠는걸? 아니야 옆으로 돌릴까? 하면서 혼자 끼워 넣기를 하며 웃던 기억이 난다. 방바닥 머리카락을 용납하지 않는 건 나와는 좀 다르다. ㅎㅎ

을하 며루치 강산과 고시공부를 하는 추리닝 황금보는 산적의 추천으로 강원도로 전지훈련도 가고 10월 전국대회를 목표로 연습하는데 역시나 우여곡절이 많다. 이하 생략

경기를 봤을 때 선수들은 진지한데 나는 웃음이 먼저 나왔다. 뭐야, 청소하는 경기? 참 그분들껜 죄송하지만 경기모습이 정말 그랬다. 지금도 그렇긴 한데 그 느낌이 조금 달라졌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컬링’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어준 점이다. 수영선수 박태환이나 피겨 스케이트 선수 김연아처럼 금메달을 턱 하니 따서 그 종목이 인기종목이 되듯이, 영화 ‘킹콩을 들다’와 ‘국가대표’로 역도와 스키점프가 인기종목이 되었던 것처럼 ‘컬링’도 조만간 인기종목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받았으면 한다. 물론 나도 웃음을 거두고 진지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참치마요 삼각김밥이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