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연령 7~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25일 | 정가 12,000원
수상/추천 비룡소 문학상 외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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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무척 재미있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책을 건네자… 2학년인 큰아이는 술술 읽고는 뚝딱 덮고… 7살인 작은 아이는… 글자가 많은 책이 아직 버거움에도… 떠듬떠듬… 혼자서라도 읽어 보려고… 애를 쓴다. ^^

열심히 읽다가… 자기 실력으로 읽을 수 있는 이상의 것이 궁금해 진 작은아이가 책을 읽어 달라고 가져 왔다.
먼저 다 읽은 오빠와… 처음 읽는 나와 작은 아이.
‘일단 조금만 읽어줄게’라고 말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재미가 나서 다 읽어 버렸다.

역시 우리나라 책이라… 우리 정서랑 잘 맞는다. 태권도 학원에 다니는 남매… 오빠보다 태권도를 잘 하는 동생에게 느끼는… 위기감… ㅋㅋ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고… 재미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동동이는 오빠이고, 묘묘는 동생이다. 아빠와 함께 산다. 엄마는 일찍 돌아가셔서 아빠가 두 아이를 키우셨다. 아빠는 약사이다. 묘묘는 성격이 적극적이고 씩씩한데, 동동이는 겁이 많다. 동동이는 태권도 대련이 걱정이다. 하필 묘묘와 대련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걱정을 하다가 아빠 약국에 들어갔는데, 띠용~~ 아빠 대신 웬 할머니가 있고, 아빠를 찾았더니 그 할머니는 여기가 자기 약국이란다. 바로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그 할머니가 캡슐마녀다. 할머니는 동동이에게 게임 이용을 위한 아이디를 받는 대신, 영혼을 바꾸는 캡슐을 준다. 동동이는 이 캡슐로 묘묘와 자기의 영혼을 바꿔서 대련을 자알 치를 계획이다. 그러나!! 그런 계략이 그리 뜻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동동이의 계산과는 달리 묘묘가 아닌 아빠가 그 캡슐을 먹게 되고, 아빠와 동동이는 영혼이 바뀌고 만다. 처음엔, 아빠가 되는 것도 괜찮았다! 힘센 아빠이니 미운 묘묘도 마구 야단칠 수 있고. 근데, 막상 아빠의 일을 자신이 해결하려니…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
이 책은… 그 상황 상황을… 아이의 눈으로 참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읽다 보면 계속 큭큭 웃게 된다.
아빠가 된 동동이.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렇게 몸이 바뀐 다음날… 아빠는 친구의 소개로 어떤 아줌마와 데이트 약속이 있었다. 그분이 새엄마가 되실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빠의 데이트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주기로 결심한 동동이. 아줌마를 만났으나… 마음만 그럴 뿐… 아이이다 보니… 도무지 ‘격’이 안 맞아 실수 투성이이다. ㅋ…
결국 아줌마는 매우 화를 내게 되고, 아빠의 데이트를 망쳐버리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동동이는 아빠의 지갑 속에 있던 엄마의 편지를 발견하고, 자신의 마음을 담아 데이트 했던 그 아주머니에게 편지를 쓴다. 묘묘가 아빠가 된 동동이가 아빠인 줄 알고 떼를 쓰고 보채는 걸… 달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중… 동동이는 다시 동동이의 몸으로… 아빠는 아빠의 몸으로 되돌아 오게 된다.

이 책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책 앞부분에 동동이가 약을 먹기 전 읽어 보는 설명서에 씌여 있는 ‘영혼의 성장’에 관한 부분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내내 그 설명서의 문구를 잊고 있지만, 동동이가 아빠가 되어 보는 경험을 통해 내적 성장을 하는 순간… 코믹하게 다시 동동이는 동동이로 아빠는 아빠로 바뀐다. 영혼의 성장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들의 영혼이 성장하는 때는 바로 어떤 때인가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작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러면서, 아이의 눈높이로 보고… 아이의 생각을 재미나게 표현하려고 하였고.. 그런 부분들이 이 작품의 미덕이다. 그러나 좀 아쉬운 것은, 작가가 어른인지라… 정말 아이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데에는 좀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른이 바라보는… 아이가 ‘이럴 것 같은’ 모습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폭소를 자아내는 상황으로 설정한 데이트 장면은 사실 어린 아이들이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좀 힘든 상황이기도 하다. 초등 저학년 아이들에게 ‘우리 아빠가 다른 여자친구를 만나 데이트를 하러 간다’는 상황도 그다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어른들의 취향을 비껴 가는 아이의 생각이라는 부분에서 웃기엔… 아이들은 아직 아이들의 취향이기 때문에 그 유머의 코드를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내가 떡볶기 먹으러 가자는 대목에서 깔깔 웃자… 우리 7살 딸은… 그게 무슨 문제냐는 표정으로 있었고… 우리 9살 아들은… ‘떡볶기는 좀 그렇다. 그러니… 차라리 짬뽕을 먹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말해… 나를 더 웃도록 했다. 내가 ‘짬뽕도 데이트 코스론 좀 아니지!!’라고 했더니… 영 아리송한 표정이더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