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책을 볼 때 제목 외에 가장 먼저 보는 곳은 책의 뒤표지이다. 뒤표지엔 대부분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간략한 줄거리 그리고 유명인 들의 평이 적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보는 것은 나에게 수영 전 준비운동과 비슷한 것이다.
‘고백은 없다’의 뒤표지엔 “소름 돋는 결말이 독자들의 머릿속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길 것이다. 죄의 정의, 진실과 속임수에 대해 뜨거운 논쟁을 하게 만드는 작품”- 퍼블리셔스 위클리.
라는 글이 적혀 있다. 도대체 소름 돋는 결말이란 무엇일까 궁금해 졌다.
주인공인 제이슨은 평범한 중학생 소년이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다. 어느 날 옆집에 살던 얼리셔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얼리셔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본 인물인 제이슨은 용의자가 되고 냉철하고 유능하기로 소문난 취조 전문가 트렌트가 사건을 맡게 된다. 경찰들은 제이슨을 속인 채 심문을 하기 시작하는데 자신이 용의자 인지도 모른 채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순수한 제이슨과 어쩌면 이미 짜여져 있었을 지도 모르는 트렌트의 심문을 보며 강자가 약자를 휘두르는 것이 얼마나 쉬운 것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트렌트는 결국 제이슨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하지만 끝내 제이슨에게 거짓 자백을 받아 낸다. 다행이도 진짜 범인이 잡혀 제이슨의 무죄가 증명되고 트렌트는 그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게 되지만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아니었다. 제이슨이 진짜 살인을 하게 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제이슨이 트렌트 에게 심문을 당하는 장면이었다. 서로 무릎이 닿을 정도로 작은 책상과 숨이 막힐 것 같은 생각을 하는 제이슨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을 정도로 생생한 묘사가 인상 적이었다.
또한 충격적인 결말은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강자에게 약자가 휘둘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버린 지금, 지금 이 순간에 또 다른 제이슨이 생겨나고 있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