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중요성, 정신적 폭력의 심각성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29일 | 정가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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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은 없다

-로버트 코마이어 (비룡소)

한 사람의 인생을 쉽게 좌우하는 것 중 하나는‘말’이라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부터 긍정적인 말을 들어온 사람과 부정적인 말을 들어온 사람의 미래가 달라지듯이 어떤 말을 듣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가치관이 확립되기도 하고, 미래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제이슨이다. 어느 날 한 마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는 일곱 살의 어린 여자 아이, 용의자는 열 두 살의 어린 소년 제이슨. 제이슨은 피해자인 얼리셔와 평소 가깝게 지냈고, 살해 직전 마지막으로 같이 있던 사람이었다. 이 조용한 마을에서의 살인사건은 선거를 앞둔 의원의 개입으로 무조건 결론을 내야만 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무조건 결론을 내야만 하는 상황, 그게 바로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유력한 용의자인 제이슨에게 자백을 받아내려고 애쓴다. 어린 제이슨이 감당하기 힘들만한 질문들이였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얼리셔의 살인사건의 배후를 밝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며 불러 단독 심문을 하기 시작한다. 단순한 취미인 공포영화 보기와 게임으로 폭력적 성향이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고, 동네 동생으로서 좋아하는 감정을 얄밉고 아니꼬운 존재로 탈바꿈한다. 유능한 형사인 트렌트는 제이슨이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이가 얼마나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있는지도 알고 있었지만 이 사건은 잘 해결하면 큰 돈과 명예가 굴러 들어오는‘선거 전 의원이 맡은 사건’이였다. 억지로 끼워 맞추고 아이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해 원하는 답을 이끌어 낸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서로가 지쳐갈 때 드디어 심문이 끝이 났다. 형사 트렌트는 원하는 자백 아닌 자백을 받고서 사건을 해결했다며 달려 나간다. 그러나 그 때 들려오는 한 마디.‘범인이 호송중이다. 당신은 강제로 자백을 받아낸 것이다.’범인은 제이슨이 아닌 얼리셔의 친오빠 브래드였다. 얼리셔와 다툰 후 살해를 한 것이다. 결국 트렌트는 좌천되었고 사건은 진짜 범인 브래드가 호송되는 걸로 마무리되었다.

사건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지만 제이슨의 인생은 마무리 되지 않았다. 장시간 심문을 받으면서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은 것이다. 심문을 받으면서 끊임없이 든 의문‘나는 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를 되새기며 진짜 살인을 시작하려 한다. 범인으로 몰렸던 그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제이슨의 행동을 좌우하게 만든 것이다.

처음엔 추리소설처럼 가볍게 읽었다.‘범인이 누굴까, 진짜 제이슨일까’혼자 상상도 하며 보고, 어린 아이에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뱉으며 혼란을 가중시키는 형사 트렌트에게 화도 내보면서 말이다. 읽을수록‘이게 뭐하는 건가’싶었다. 우리나라도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는데,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면 정말 사건 조작이 가능한 건지 궁금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신체적 폭행으로 생긴 상처는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겠지만 정신적으로 받은 폭행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잊혀 지지 않는다고 했다. 말의 중요성, 정신적 폭력의 위험성에 대해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깊게 생각해보고 생각한 결과를 실천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