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똑같은 일상은 우리는 조금 지치게 만든다. 달콤한 상상력에 목이 마른 요즘
뒤바뀐 영혼, 변신..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꿈꾸는 것들을 상상할 이야기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런 시점에서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김소민 글, 소윤경 그림, 비룡소 펴냄)”은
단조롭고 무더운 여름의 지루함을 벗어나 시원한 소나기를 만나 것 같은 청량한 시간을
제공한다.
동생 묘묘에게 항상 지는 동동이는 태권도 대련을 앞두고 고민이 많다. 매일 걷던 길을
걸어 아빠의 동동묘묘 약국으로 향하지만 약국 안에는 아빠 대신 할머니가 있다.
‘누구지?’ 할머니는 그 곳이 자기의 약국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이라 설명하고
동동이의 게임 아이디와 영혼이 바뀌는 캡슐을 교환한다.
이제 동동이는 묘묘와 영혼을 바뀌어 대련에서 이기면 끝이다.
그런데 크림빵 속 캡슐은 묘묘 대신 아빠가 먹게 되고 아빠와 동동이의 영혼은 바뀌고
만다. 엄마가 없이 홀로 동동이와 묘묘를 키우던 아빠는 선을 보게 되고 동동은 아빠의
모습으로 민숙자 아줌마를 만나 떡볶이와 택시 드라이브를 즐긴다.
민숙자 아줌마를 동동이 아빠가 자신을 싫어한다 생각하고 동동은 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편지를 쓴다. 우여곡절 끝에 동동이와 아빠의 영혼은 제자리를 찾고 민숙자 아줌마는
동동이와 묘묘의 엄마가 된다. 캡슐 마녀의 캡슐이 남았다. 동동이는 묘묘를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영혼을 바뀔 계획을 세우지만…
이번에도 실패. 동동이는 민숙자 아줌마가 되었다.
이 책은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이다. 영혼이 바뀌는 캡슐이라는 기발한 설정에
나는 감탄했다.
책읽기를 즐기는 저학년과 함께 읽으며 ‘만약 내게 영혼이 바뀌는 캡슐이 생긴다면?’이라는
주제로 글짓기를 해봐도 좋을 것이며 등장인물의 성격, 사건을 정리해 이야기의 흐름
파악하기, 동동이의 심리를 아이랑 고개를 이용해 기분의 변화 및 상황 설명을 해봐도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영혼이 바뀌는 캡슐이 있다면 나도 캡슐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을 찾아 다른 사람과 한 번쯤
바꾸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달콤한 사탕을 녹이며 아껴먹다 삼켜버린 듯한 상실감에 빠져들었다.
상상력이 바닥난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