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정원

시리즈 블루픽션 58 | K.L.고잉 | 옮김 정회성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27일 | 정가 11,000원

엄마를 암으로 잃은 이브는 아빠를 따라 황량하기 그지없는 과수원으로 이사를 온다.  새로운 보금자리는 죽은 엄마를 더 생각나게 하고, 아빠와의 서먹한 관계는 점점 더 삐뚤어져만 간다. 아빠를 원망하고 엄마를 그리워하다가 이브는 집 옆에 있는 공동묘지에서 유령 알렉스를 만나 겨우 말동무를 삼는다. 유령이라고 하면 어차피 아빠는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이브는 아빠에게 알렉스얘기를 하지 않고,  엄마가 있다면 자기 말을 다 믿어줄거라며 엄마에 대한 그리움만 점점 더 키워가게 된다.

 

농기계 상점의 주인 매기 할머니는 이브가 이사온 집의 예전 주인이었던 할아버지의 여동생인데 이브가 할아버지에게서 받은 씨앗에 감춰진 많은 비밀들을 이야기 해 준다. 이브는 엄마가 죽기전에 아름다운 정원에서 아빠와 자신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했던 것을 기억해 내고 그 씨앗이 비밀의 정원을 만들어 줄 것이라 확신한다. 알렉스와 함께 씨앗을 땅에 심고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지만 그곳에서 해골이 된 이브 할머니를 만난다. 그리고 버몬트 마을의 황폐함이 그 씨앗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안다. 집으로 돌아온 이브는 자신이 겪었던 일을 매기 할머니에게 이야기 하지만 아빠에게는 말하지 못한다. 아빠는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마지막 씨앗을 찾아 알렉스를 찾기로 한 이브는 아빠와 함께 다시 씨앗을 심는다. 알렉스라고 믿었던 아이가 알렉스의 쌍둥이 동생 아담임을 알게된 이브는 필사적으로 아담을 설득하여 함께 돌아온다.

 

‘이브의 정원’이 뜻하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성경에 나오는 에덴동산일까? 선도 악도 없고, 생과 사도 없던 그저 평화롭기 그지없는 그런 정원일까? 아담과 이브가 세상 모든 창조물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았던 그런 정원일까?

하지만 이 책에서 이브는 사랑하는 엄마를 잃었고, 형의 죽음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아담를 만났다. ‘죽음’이라는 건너지 못할 장애물로 모두 상처받은 아이들이다. 엄마를 만나기 위해, 형을 만나기 위해  이미 황폐해진 마을을 뒤로 하고 두 아이는 죽음을 넘어 정원으로 간다. 화사하고 생명감이 넘치는 정원은 떠나야 한다는 마음을 자꾸만 잊게 만들지만, 그 정원에 그리워하던 사람은 없다. 그리운 사람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뒤에 남겨진 마을의 생명을 모두 가져와야만 하는 것이다. 이브의 엄마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고, 매기 할머니의 언니, 이브 할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이브는 깨닫는다. 보고 싶은 엄마는 다른 생명의 희생으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살아나는 과수원의 사과나무를 보면서 이브는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른 생명을 희생을 희생하는 것보다, 죽어가는 생명을 다시 살려내는 것이 더욱 빠른 길임을, 그리고 더욱 값진 길임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