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기사단 7기 5차미션북 [이브의 정원] – 꿈의 정원을 향해

시리즈 블루픽션 58 | K.L.고잉 | 옮김 정회성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27일 | 정가 11,000원

누구나 간절히 염원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물건이 될 수도,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자신이 그토록 염원하는 것이 있는 정원을 향해 가는 과정을 이브라는 아이를 통해 그렸다.

이브는 병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너무나도 그리워한다. 며칠동안 제대로 먹거나 자지도 못할 정도로 슬픔에 잠겨 있던 이브는 아빠의 결정으로 외딴 시골 마을로 이사를 간다. 그 시골 마을은 한때는 화려한 과수원이었으나 더 이상은 꽃 한 송이도 피울 수 없고 사과나무에는 사과 하나 열릴 수 없는 ‘죽은’ 마을이었다. (왜 그런지는 나중에 이유가 나온다.) 이브는 이런 마을로 이사 온 것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이브의 경우는 가정학습을 해서 친구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엄마와 살던 곳을 떠나기 싫어했다. 이브의 엄마는 그 정도로 좋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는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이브 엄마의 말과 행동을 보고 나중에 꼭 저런 엄마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브의 엄마는 이브에게 ‘마법’과 ‘환상’에 대해 매우 좋은 인식을 심어주었고 이브가 그것들이 진실이 아님을 알 만큼 크고 난 다음에도 그것들에 대해 완전히 믿음을 버리지 않게 했다. 물론 이브 엄마처럼 중간에 떠나진 않을 테지만 나도 내 자식을 이브처럼 순수하고 맑은 영혼으로 키우고 싶었다. 그리고 무언가 형언할 수는 없지만, 이브의 엄마가 매우 정겹고 좋아 보였다.  

나도 이브에게 공감하는 것이, 나도 이사를 꽤 자주 다닌 편이다. 언제나 결정은 엄마 아빠의 몫이었고, 나는 이사를 다닐 때마다 힘육체적인 고통은 물론 정든 친구들과 헤어져야 했다물론 부모님들도 최대한 이사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시려고 하고 있고 또 어쩔 수 없기 때문인 것도 알지만 이사를 갈 때마다 내가 왜 엄마 아빠에게 끌려다녀야 하나 라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브는 ’죽은’ 마을에서 결정적인 인물, 메기 아주머니를 만난다.(실제 나이는 일흔을 훌쩍 넘겼지만 이브의 시선에 따르면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메기는 사람도 매우 좋지만 아빠와 이사 올 집을 계약한 노인의 동생이기도 한다. 나는 매기와 이브의 엄마에게서 조금은 다르지만 많이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둘 다 형언할 수 없는 정겨움을 지니고 있다.

매기는 자신의 오라버니가 이브에게 주라고 했다며(매기의 오빠가 이브를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는 나중에 나온다.) 이브에게 씨앗을 하나 준다. 사실 매기는 내심 이브가 그것을 심지 않기를 바랐지만, 이브는 자신의 새 친구 알렉스와 함께 매기의 오라버니의 무덤에 씨앗을 심는다. 씨앗은 무럭무럭 자라 나무가 되고, 주변은 순식간에 꽃밭으로 바뀐다. 그곳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불러낼 수 있는 환상의 정원이었다. 이브는 그곳에서 엄마를 보지만, 이브가 얼른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길 원하는 엄마의 눈빛을 보고 알렉스와 함께 돌아가려 한다. 하지만 알렉스는 어떠한 이유 때문에 그곳에 남고 싶어하고, 결국 이브 혼자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온 이브는 알렉스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상처를 입힐 수 없다고 생각해 마지막 남은 씨앗을 심어 다시 그 정원으로 가 알렉스를 데려온다.

사실 이브가 간 환상의 정원에서 원하는 것을 마음대로 불러올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모두 현실 세계나 저승에서 불러내는 것들이었고 현실 세계는 그들이 불러들이는 것만큼을 잃게 된다. 이것은 이브가 이사 간 마을에 더이상 식물이 자라지 않는 것과도 연관이 있는 것이다. 현실도 마찬가이다. 염원하지만 얻을 수 없는 것을 얻으려면 크나큰 대가를 치뤄야 한다. 그곳이 설사 환상의 정원일지라도 말이다. 

이브의 아빠는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아빠를 닮았다고 생각했다.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물질적인 것으로밖에 챙겨주지 못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자식들을 사랑한다. 처음에 이브는 그러한 아빠의 마음을 알지 못하지만, 이브가 사라졌을 때 눈물을 흘리며 찾던 아빠의 모습을 보고 그러한 마음을 깨닫는다. 이처럼 서로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확인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눈물도 흘려야 하는 것인가 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현실 세계에서 빼앗아 그 어느 정원보다 아름다운 천국에까지 가져갈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인가? 내가 바라는 정원의 모습은 무언인가? 같은 것들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