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정원

시리즈 블루픽션 58 | K.L.고잉 | 옮김 정회성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2월 27일 | 정가 11,000원

이브의 정원

-K.L 고잉(비룡소)

‘열 살은 아직 어리고, 열두 살은 이미 훌쩍 커 버린 나이란다. 하지만 열한 살에는 여전히 마법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지.’엄마가 정의한 11살 속에 살고 있는 이브. 밤마다 엄마가 읽어주는 신기한 동화를 듣고 마법 같은 이야기들을 상상하던 이브는 어느 날 백혈병으로 인해 엄마를 잃는다. 엄마를 잃은 후 마법 같은 이야기, 상상 속 이야기를 전혀 믿지 않는다. 다만, 엄마가‘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정원이 있다.’라고 말한 것을 기억했다. 며칠 후 이브는 아빠와 함께 저주 받은 도시라고 불리는 한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된다. 생명의 기운이 하나도 없는 곳, 그 곳에서 이브가 처음으로 본 것은 한 남자 아이의 장례 모습이었다. 그 속에서 창백하게 질린 채로 마치 귀신처럼 다가온 또래 아이 알렉스를 만난다. 알렉스와 이브의 첫 만남이었다.

 

황량한 마을 속에 이브는 매기 할머니를 만나고, 로드니 할아버지의 선물인 씨앗을 대신 전달받는다. 고작 이 씨앗을 보고 할머니는 깜짝 놀라고, 이브는 이상하지만 신비로운 감정을 느낀다. 혼자 깊게 생각해보고 고민해본 결과 이브는 이 씨앗을 아빠의 과수원에 심기로 결심한다. 매기 할머니의‘주의해라.’라는 말을 들으면서 말이다. 역시 씨앗은 범상치 않았다. 심자마자 쑥쑥 자라더니 금세 사과나무가 열렸다. 그 사과나무를 한 입 깨물었고 이상한 힘과 함께 이브와 알렉스는 어디론가 이동되었다. 푹신한 구름을 밟고 있고 눈 앞에 펼쳐진 건 정원이었다. 이브는 이 정원이 자신만의 정원일 거라 생각하며 엄마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지상과 정원을 이어주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거라는 걸 무의식적으로 깨닫고 지상으로 내려가려고 하지만 알렉스는 고집을 부리면서 끝내 하늘 속 정원에 남는다.

 

지상으로 내려오자 저주 받은 마을이 아이를 데려갔다며 두 아이를 찾고 있었다. 귀신인 줄만 알았던 알렉스는 알고 보니 죽은 알렉스의 쌍둥이 아담이었다. 이브는 자신이 경험했던 일들을 매기 할머니만 믿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매기 할머니에게 터놓는다. 할머니는 이브에게 공감해주며 아빠에게도 털어놓으라고 한다. 자신을 무시할 거라고 생각하던 아빠는 이브의 말을 잘 들어준다. 아빠와 매기 할머니, 이브는 마을에서 실종된 아담을 찾기 위해 다시 하늘 속 정원으로 올라가려고 한다. 하늘 정원으로 올라가려면 씨앗이 더 필요했고 세 명이 힘을 합쳐 씨앗을 찾고, 심고, 이브가 올라가서 아담과 함께 지상으로 내려온다.

 

이 책을 읽으며 성경 속 아담과 이브와 잭과 콩나무가 생각났다. 이브가 주인공으로 나왔을 때부터 아담은 누굴까 생각했고, 알렉스가 사과를 한 입 문 순간, 알렉스가‘아담이구나.’를 본능적으로 느꼈다. 씨를 심자마자 쑥쑥 자란 콩을 보며 잭과 콩나무를 떠올랐고 말이다.

 

죽은 사람은 산 사람 가슴 속에 있어야 한다는 걸 느낀 이브. 하늘 속 이브만의 정원을 통해 값진 경험을 했고, 엄마가 곁에 있음을 항상 느끼게 되었을 것이다. 살아 있는 나날들을 아빠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아주 큰 어른이 되어 때가 되면, 그 때 엄마를 만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