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 기발한 네이트가 선사하는 유쾌한 웃음 보따리

시리즈 빅네이트 1 | 글, 그림 링컨 퍼스 | 옮김 노은정
연령 10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4월 13일 | 정가 9,500원

같이 놀자며 당장 책 속에서 뛰쳐 나올것만 같은 표지속 네이트. 길쭉한 얼굴에 파인애플 모양의 특이한 헤어스타일을 가진 캐릭터. 지루할 틈 없이 계속 사건을 만들어 내는 네이트 덕에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학창시절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모범생 보다는 좀 개구졌던 애들이 먼저 떠오르고 그런 애들이 더 그리워진다. 지금은 그 애들도 적당히 배도 나오고 어쩜 머리 벗겨진 중년이 되어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나 기억나는 남학생이 한 명 있는데, 이름도 심 *보였던 꽤나 심술궂은 애가 있었다. 몸도 통통하고 둥글 넙적한 얼굴을 가진 남학생이었는데 그 짝은 우리 반에서 빼빼 말랐던 여학생이었다. 그 당시엔 긴 초록색 책상을 두 명이 같이 사용했었는데, 그 심술궂은 남학생은 자기 체격이 크다고 책상위 2/3 정도를 자기 영역이라며 넘어오지 못하게 선을 그어놓고 짝궁 물건이 그 선을 넘어가면 자기 물건이라며 돌려 주지 않아 여학생이랑 꽤 티격태격 했었던 기억이 난다. 내 짝이 누구였었는진 전혀 기억나지 않는데 남의 짝이었던 그 남학생은 아직도 선명하게 이름까지 기억나는걸 보면 심술궂었던 그 남학생의 행동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명 두 명 초등학교 때 친구들을 떠 올렸다. 세월이 많이 흘러 얼굴은 기억 나는데 이름은 가물가물하다. 만남을 이어오지 못한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내 초등 6학년 때를 더듬어 보게 만든 네이트를 만나보자.

 

선생님 별명 짓기 도사이자 스스로 위대한 업적을 이룰 운명을 타고 난 인물이라 믿는 빅 네이트가 머피의 법칙같은 하루를 보내게 된 건 순전히 포천 쿠키 속 “오늘 당신은 모두를 압도할 것이다”라는 점괘 때문이었다.

난 신문에 나오는 오늘의 운수 코너는 잘 보지 않는다. 어쩌다 눈길이 머물러 운수가 좋게 나온 점괘를 보면 믿진 않지만 그래도 기분이 나쁘진 않다. 네이트도 그랬을거다. 거기다 네이트는 어떻게든 점괘에 걸맞는 하루를 만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매 시간마다 선생님들에게서 분홍색 벌점 카드만 받게 된다. 무려 7장을. 그렇게 네이트는 학교에서 하루에 가장 많은 벌점 카드를 받은 학생으로 신기록을 세우면서 모두를 압도하게 된다.

아무도 이런 신기록을 달가워하지 않을텐데 네이트는 제38공립학교 역사의 일부가 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현실에서라면 이런 철딱서니 없는 아들은 절대 사절이다. 그래도 “앗싸라아아비앗!” 이라고 외치는 네이트는 정말 귀엽다. 

 

초등4학년 우리 큰 아들은 이 책을 2번 읽고 이제 2권을 기다리고 있다.

1학년 아들도 이 책을 손에 들었다. 만화형식을 곁들인 책이라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는지 나에게 읽어 달란 소리도 않고 혼자 책장을 넘기고 있다. 만화형식 부분만 읽는게 아닌가 싶긴 한데, 어쨌든 글밥 많은 책을 부담스러워하는 초등 저학년 아이들도 선뜻 손이 가게 만든 책임에는 분명하다. 유쾌한 네이트의 2탄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