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날은 없다

이옥수 지음

비룡소

지난 해 여름, 비룡소의 독서클럽인 반디클럽 7기로 작은 딸아이가 활동했었고, 그
모임에 가서 이옥수 작가님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작가님의 작품을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되어 무척이나 기뻤다.

이 작품에서는 가정폭력으로 큰 상처를 받은 남강민이라는 중학교 3학년인 남학생과
20대인 폭식증으로 몸매가 망가진 거대한 체구의 최나미라는 여성과 교감을 이루는 두 강아지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서 가정폭력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이며 이로 인해 받는 상처가 얼마나 심각한 가를 그려내려고 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교통사고를 당한 엄마가 식물인간으로 1년을 누워있다 돌아가신
강민이 길에서 주워와 키워온 강아지 찡코. 아버지에게 받은 폭력을 고스란히 강민에게 되돌려주는 형 강수. 형의 폭력에 시달릴 때 마다, 그
형에게 저항하며 강민을 지켜주던 찡코는 폭력 대항하며 아버지와 형을 죽이고 싶은 충동에 휩싸인 강민을 보호하기 위해, 강민을 일깨워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강민에게 달려 들어, 강민의 손에 맞아 죽고 만다. 동생처럼 아끼던 강아지를 죽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에 정신과를 찾게 되고, 강민의
아버지는 강민이 정신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다. 그리고 연이어 일어나는 학교폭력 사건으로 상담센터를 찾아 이 가족의 문제에
직접적으로 치유받으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친오빠에게 심각한 폭력을 당해오던 미나는 폭식증으로 인하여 생긴 비만 치료를 위해 방문한
정신과에서 강민의 강아지 찡코 사진을 보게 되고, 강아지가 보내오는 신호가 강민에게 맞아죽은 찡코가 보내는 줄로 알고 강민과 연결시키던 미나는
잊었던 기억을 되살려 내고, 그 강아지가 찡코가 아닌 자신의 강아지 머루였으며, 심각한 비만 상태에 이르게 한 주범이 바로 오빠 진욱이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강민이 집단 폭행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미나는 가족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강아지 머루 에
대해 조금씩 깨달아 가게 된다.

사실, 가정폭력 문제는 크게 실감이 안난다. 주변에서 겪어보지 않은 일이고 잘
들어보지 못한 일이라서 그런 것 같다. 또한 모두에게 남의 일처럼 생경해야 하는 일이어야 하기도 하고. 남도 아닌 가족의 구성원에게 이렇게
폭력을 당하고 산다면 어떻게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점차 우리 사회가 무섭게 변해가고, 어두운 면들이 자꾸 드러나니, “말도
안돼!’라고 치부해 버릴 일도 아닌 듯하다.

또한 강아지같은 애완동물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강아지와의 교감이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애니멀 커뮤니케이터’ 라는 직업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이런 일이 가능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세상
모든 일이 내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까, 그들도 나름대로 존중해 주어야 할 것 같기는 하다.

2012.5.11. 가정폭력에 대해 살짝 고민해 본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