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 – 책 속에서 꿈과 희망을 만나다!

연령 5~8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4월 23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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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더 헨슨 글 / 데이비드 스몰 그림 / 비룡소

 

칼의 가족은 아주아주 높은 곳에 삽니다.

너무 높은 곳이라서 가족과 동물 말고는 살아 있는 것을 거의 볼 수 없지요.

아빠를 도와 쟁기질을 하고 가축도 돌보는 칼은

늘 책만 보고 있는 여동생 라크가 못마땅하기만 합니다.

어느날 그 외딴 오지에 말을 탄 아주머니가 찾아와 책을 건넵니다.

뿐만 아니라 책들을 바꿔주기 위해 두 주에 한번씩 방문하겠다고 합니다.

그래도 칼은 여전히 심드렁하기만 합니다.

온 세상이 흰 눈에 덮이고 바람도 거세어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어디론가 숨은 겨울 날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책아주머니를 보며

칼은 책아주머니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오는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글자조차 모르던 칼은 여동생 라크에게 책을 건네며 글자를 묻습니다.

춥고 긴 겨울이 지나고 찾아온 봄,

엄마는 책 아주머니에게 자랑스러워하며 말합니다.

“우리 집에 책 읽는 아이가 한명 더 늘었어요.”

칼은 책 아주머니에게 오늘 받은 새 책을 읽어 드립니다.

 

책을 나르는 아주머니의 정성이

한 아이의 삶을 변화시킨다는(크게 성장할거라고 기대하게 하는) 내용만으로도

이미 큰 감동이었는데, 마지막 장의 ‘알고 보면 더욱 재미난 이야기’에 실린 내용처럼

1930년대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 책이라니 감동이 배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는  

재임 시절에도 하루에 한 두권씩 꾸준히 책을 읽었다고 합니다. 

항상 호주머니에 책을 지니고 다니거나

백악관 기둥 한 곳에 책을 감추어 놓기도 했었다는군요.

 

<나는 내 말안장 주머니나 탄약 배낭에 항상 몇 권의 책을 넣어 가지고 다녔다.

종종 한낮에 나무 아래에서 쉬는 동안에 책을 읽거나

내가 죽인 짐승의 시체 옆에서

혹은 캠프가 설치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에도 책을 읽곤 했다.

때로는 손 씻을 물을 구하기 어려워

책들은 피, 땀, 총 기름, 먼지로 인해 더러워졌다.>

 

기록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독서를 중요하게 생각한 루스벨트는  

학교나 도서관이 없는 애팔래치아 산맥 켄터키 지방에 책을 보내주는 정책을 마련해,

사람이 직접 말이나 노새에 책을 싣고 고원 지대의 집 곳곳을 방문해

책을 전해 주도록 했다고 합니다.

 

이 일화를 그대로 옮긴 <꿈을 나르는 책아주머니>는

다소 냉소적인 칼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어요.

 

아빠를 도와 생계를 이끌어가는 칼에게 책은 그야말로 ‘책나부랭이’였지요.

늘상 책만 보고 있는 여동생 라크도 곱게 보이지 않고,

바지를 입고 말을 타고 찾아온 책아주머니의 존재는 반갑지 않을뿐더러 이해할 수도 없었어요.

 

하지만 눈보라가 휘날리는 겨울날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책을 들고 찾아오는 책아주머니를 보며

칼은 ‘책’이 무엇인지 궁금해졌고,

책이 읽고 싶어졌고

그래서 글자를 배우게 됩니다.

고마움의 표시로 책아주머니에 책을 읽어주는 칼의 모습에

내가 책아주머니가 된 듯 벅참을 느꼈어요.

 

잔잔하면서도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그림 또한 인상적인데,

은은한 수채화가 편안하게 느껴지고

차갑고 냉소적인 칼의 표정이 점점 부드러워지고 아이같아지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책의 표지를 처음 접했을 때 제일 먼저 ‘데이비드 스몰’이라는 그림 작가 이름이 눈에 들어왔어요.

어디서 본 이름인데? 생각해보니 깡마른 빨간머리 소녀가  떠올랐습니다.

<도서관>의 그림을 그린 작가였어요.

도서관의 엘리자베스 브라운도 참 사랑스러운 소녀였는데(책엔 할머니의 모습까지 나오지만)

순수한 칼의 모습 또한 제 마음에 오래 머물 것 같습니다.

 

석양이 지는 무렵 동생인 듯한 아이 둘이 소를 몰아 집으로 돌아오고

의자에 기대 앉아 책을 보고 있는 칼과 라크의 모습이 담긴 마지막 장면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요.

칼의 눈부신 성장 이야기를 맘껏 상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