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한 아이들이 그립다 ‘명탐정의 아들’

시리즈 블루픽션 63 | 최상희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1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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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비교적 조용한 학창시절을 보냈다. 키가 작은 편이어서 주로 내 키와 비슷한 친구들과 어울렸고 큰 아이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했다. 보통 다른 아이들도 그랬다고 생각한다. 단짝이 있었지만 반이 달라지면 헤어지고 또 다른 친구를 사귀었다. 내가 다른 친구를 따돌리거나 내가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았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그땐 ‘왕따’라는 단어도 없었고 내 주위에 그런 친구들도 없었다. 하지만 요즘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어느덧 ‘왕따’라는 단어가 익숙해졌고 학교폭력의 실감성이 대두되어 그 일로 자살을 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큰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학기초에 설문지를 했는데 그 내용이 우리아이가 ‘왕따’인가 혹은 ‘왕따’를 하고 있는가 묻는 내용이었다. 내가 부모다 보니 아이가 왕따인지 혹은 다른 아이들을 왕따하지 않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운 좋게 우리 아이는 왕따도 누구를 왕따시키지도 않는다고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의 저자상희님은 ‘그냥, 컬링’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난데없이 나타난 작가가 아니라 제주도, 강원도와 전라도에 대한 여행서를 썼고 ‘그냥, 컬링’이라는 작품으로 비룡소에서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내게 컬링이라는 스포츠를 익숙하게 했고, ‘에둘러가는 돌’이 아이들을 끈끈하게 묶어준 게 인상적이었고, 참치마요가 떠오르게 한 작품. ‘그냥, 컬링’에서는 고등학생 아이들의 우정과 생활을 이야기했다면 이 책 ‘명탐정의 아들’은 명탐정의 아들이 ‘왕따’ 이야기를 추리하듯이 밝혀지는 과정이 무척 진지하게 나온다. 분위기는 무겁지 않지만 정말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리뷰: 그냥 즐기는 거야 ‘그냥 컬링’

작가의 말

‘이왕이면 세상이 살만한 곳이 되길 바란다고. 그리고 그런 세상을 만드는 것이 여러분이었으면 좋겠다. 나도 나름 노력해볼 생각이다.’

초등학교 졸업을 계기로 해외 봉사 단체에서 일하는 엄마는 엄마의 인생을 위해 해외로 간다. 공허한 웃음을 날리는 아빠는 엄마도 모르게 집을 정리해 2층짜리 헌 집으로 이사를 하고 1층에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소설의 제목을 따라 ‘크리스마스 푸딩의 모험’이라는 카페를 내지만 파리만 날리는데, 중학교 입학 후 집에 와보니 카페 간판 옆에 ‘명탐정 고명달 사무소’ 간판이 생겼다. 이 시기에 명탐정이라니.. 주인공의 이름은 기왕이다. 근데 성이 고씨다. 헐~ 헌책방을 했었고, 미스터리물 마니아답게 집은 추리소설과 탐정만화가 많고 기왕은 아빠 덕에 미스터리물을 많이 읽고 자랐다.

고양이를 찾아준 인연으로 다시 명탐정 사무실을 찾아온 오윤희가 동생 유리의 행운의 열쇠인 ‘온리럭키’를 찾아달라고 한다. 전세계 10명에게만 돌아가는 행운의 열쇠. 기념사진과 함께 보관된 열쇠가 사라졌다고 의뢰를 한다. 도난사건이라고 알았는데 동생이 ‘행운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었다고 한다. 오윤희는 정말일까 의심스러워 사건을 의뢰한다. 단짝 친구 몽키 민혁이 오유리의 친구 연초롱과 만나게 되고 오유리에 대해서 알아가는데 오유리의 사망소식을 듣는다.

죽을 줄 몰랐어. 정말 죽기를 바란 건 아니야.

내가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어. 이해하지?

평범했던 오유리란 존재가 행운의 열쇠 때문에 도드라진 거지. 찾았다!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한 거야.

기왕의 과거, 기왕 반의 계급 (주먹만 센 이로빈, 이로빈의 따까리, 이로빈 따까리의 따까리 그리고 빵셔틀) 그리고 오유리의 친구들. 지금은 뿌리쳤다 생각했지만 문득 문득 떠오르는 자신의 과거, 시간마다 빵을 사는 자신의 반 빵셔틀 성윤, 오유리의 친구들, 사람들을을 만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기왕은 슬퍼진다. 그리고 나도 슬프다..

나처럼 자신이 왕따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는 아이들도 있고, 자신이 왕따를 당하지 않기 위해 그들의 왕따놀이에 참여하여 자신도 모르고 가해자가 되는 아이들도 있다. 부디 이제부터라도 아이들이 후회하지 않을 행동을 하길 바란다. 기왕이 그 힘든 시기를 잘 견딘 건 아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를 믿듯이 내 아이가 놀이에 참여하지 않고 자신도 놀이감이 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