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나 고독하다.

시리즈 까멜레옹 | 애덤 풀스 | 옮김 김현우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까멜레옹 | 출간일 2012년 4월 30일 | 정가 13,000원

표지의 책 소개를 보자. 놀라운 기억력을 가졌지만 사는 게 하나도 재미없는 ‘천재소년’과 삶이 무겁고 외로운 스물여덟 ‘루저’ 하워드 두 남자의 여행기. 그렇다. 이 책은 여행기다.

단지, 두 사람의 여행기일 뿐이다. 하지만, 이 여행은 두텁다. 그들이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나누는 이야기와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떠올리는 상처와 기억들은 그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라는 삶 전체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500여p가 필요했나보다. 어쩌면, 그들의 모습들을 관찰하는데 부족하다고 작가는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왠지 모를 끌림과 울림을 준다. 청소년들에겐 ‘솔’이, 청년들에겐 ‘하워드’가 왠지 모르게 공감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그들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우리의 이야기다.

하워드와 솔 두 사람은 나이도, 성장환경도, 그리고 계급도 다르다. 너무나도 다른 이 둘이, 여행을 통해서 서로를 누구보다 친한 친구로 여기게 되는 모습이 흥미롭다. 사실, 그러한 기준들은 우리 모두가 인간이라는 가장 큰 명제 앞에서는 무의미하다는 걸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각종 기준에 따라 이리저리 인간들이 구분되어 지는 오늘날, 각종 반목과 문제의 해결점은 결국 우리 모두가 같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짧지 않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우리’를 회복해야 한다는 깊은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었다. 단순히 이야기로써도 흥미롭지만, 삶을 돌아보고 다른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신기한 소설이었다. 그들보다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