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와 토미 웅거러의 만남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5월 25일 | 정가 12,000원

괴테가 1797년에 발표한 시 <마법사의 제자>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와 토미 웅거러의 그림이 더해져 멋진 그림책 한 권이 탄생하였다.

웅거러가 그리니 마법사의 모습 또한 범상치 않아 보인다.
마법사는 라인 강가에 우뚝 솟아 있는 성에 살고 있으며 그 지하실이 바로 마법사의 작업실이다. 이 마법사에게는 훔볼트라는 제자가 하나 있다.

홈볼트는 마법 수업은 아주 좋아하지만 청소는 딱 질색이다. 마법을 가르쳐 주는 대신 일을 시키는 마법사의 의도와는 달리 이렇게 홈볼트는 종종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특히 홈볼트는 실험실에 있는 욕조에 물을 나르는 일을 가장 싫어했다. 마법사가 모를 거라 생각하고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고 있지만 마법사는 홈볼트가 꾀쟁이란 걸 이미 알고 있다.

어느 날 마법사는 회의에 참석차 떠나고, 혼자 남게 된 제자는 마법사가 항상 비밀리에 열어 보고 황금 열쇠로 잠가 놓곤 하는 비밀의 책장을 열고 마법책을 보게 된다. 거기서 빗자루 마법을 알게 되고 주문을 외우자 놀랍게도 자신의 일을 대신 해 주는 빗자루가 된다.

빗자루는 홈볼트 대신 그가 제일 싫어하던 일, 라인 강에서 물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하게 된다. 홈볼트는 당연히 놀고 있지.

하지만 빗자루가 엄청 열심히 일을 하는 바람에 욕조의 물이 넘치고 만다.
그제서야 놀고 있던 홈볼트가 멈추라고 명령하지만 빗자루에게 통하지 않는다.

웅거러는 빗자루에 익살맞은 표정을 그려 넣어 보는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실험실이 점점 물바다가 되자 빗자루를 멈추게 하는 주문을 외어 보려 하지만 그것도 실패.
이제 마지막 남은 방법은 딱 하나.

빗자루를 쪼개는 수밖에.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더 큰 재앙을 불러 온다.
분신술을 쓴 것처럼 셀 수 없이 많아진 빗자루를 보라.
이런 걸 두고 제 꾀에 제가 넘어간다고 했던가!
멈출 줄 모르는 빗자루들은 제각각 물을 한 통씩 길러 오고…

결국 홈볼트는 이런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이대로 물귀신이 되고 말 것인가!

익히 홈볼트가 꾀쟁이란 걸 알고 있었던 마법사가 제자에게 하는 말이 인상적이다.
” 모름지기 제자라면 열심히 배우고 일을 해야지. 너처럼 해서야 어디 마법의 힘을 손에 넣기나 하겠나! 마법의 힘은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야만 해. 그저 주문만 달달 외우면 되는 게 아니란다. 마법은 힘이고, 힘은 반드시 지혜롭게 사용해야 하거든. 너도 언젠가는 알게 될 거다…. 아마도 말이다.”

마법사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고 있었던 게 틀림없다.
홈볼트의 마음을 꿰뚫고 있었기 때문이다.
홈볼트는 이 일을 계기로 개과천선해야 할 텐데 말이다.

약간은 코믹해 보이는 이야기 속에 뭔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진리가 담겨 있는 이 책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