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도 뜨겁기를…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29일 | 정가 11,000원

 ’사춘기’라는 시간의 중앙에 있는 나에게 이 책은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항상 생각하는 나의 삶에 대해서, 어떻게든 좋게 유지하고 싶은 우정에 대해서, 그리고 아직까지는 많이 생각해 본 적 없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서. 책을 읽고 머릿속은 복잡해졌지만, 마음속에 무언가 뚜렷해지는 것이 생겼다.

주인공 리암 린치는 작가인 아버지와 화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외아들이다. 그에게는 정말 절친한 친구 맥스 우즈가 있다. 두 사람은 어느 여름날 보물찾기를 하던 중 칼 ‘죽음의 상인’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그들 앞에는 한 갈까마귀가 나타나고, 그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 갓난아기 앨리슨을 만나게 된다. 그 일 이후로 리암에게 모든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다. 맥스와 멀어지고 싫어하던 고든 나트라스와 친해지는가 하면, 자신에 대해 고뇌하고, 자신 속에 있는 괴물을 발견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그리고 그들의 만남을 운명으로 여기는 크리스털과 올리버를 만난다.

‘나는 살아 있었지만, 아직 삶을 제대로 시작하지는 못했다.’는 리암의 말은 나에게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나 또한 아직도 진정한 내 삶이 시작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거의 똑같은 일정과과 기계적인 공부, 모험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하루 속에 살고 있는데, 이게 과연 진정한 내 삶일까? 이런 의문이 드는 나에게 리암의 아버지의 말은 진정한 내 삶을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굳혀주었다. ‘모험 같은 삷을 살아라. 너 자신이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살아라.’ 모험 같은 삶이란 뭘까? 매일 새로운 일이 일어나는 삶만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내 의지에 의해, 내가 스스로 직접, 내 마음에 생각에 따라 사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살기 때문에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매 순간 기대되고 행복한 삶. 이런 삶을 산다면 한 번 뿐인 삶을 ‘잘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는 정말 오래된 친구가 있다. 올해로 11년차 친구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리암과 맥스의 경우와 나와 이 친구의 경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친구가 리암, 내가 맥스. 나도 맥스처럼 내가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어른처럼 생각한다. 너무 현실적으로, 미래만 바라본다. 과거의 추억들, 행복했던 기억들은 기억하지 않고. 반면 내 친구는 리암처럼 뭔가 자유롭다. 평화와 행복을 추구하고, 지금은 혼란스러운 시기에 있는 것 같다. 리암과 맥스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을 때 나는 두려웠다. 우리도 이렇게 될까봐, 그리고 그 친구가 나를 완전 ‘애늙은이’로 생각할까봐. 나는 그 친구와 절대로 그렇게 되고 싶지 않다. 서로 이해해주고, 지나치게 참견하지 않으면서 우정을 지키고 싶다. 그리고 그 친구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너무 걱정되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래가 무서워서 지금 이러는 것이란 걸.

리암의 엄마는 자신에게 폭력에 대한 욕망은 없다고 말한다. 반면 고든은 자신의 폭력성,악을 한껏 표출하며 평화와 사랑, 기쁨 속에 산다는 리암에게 ‘결국 너도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걸 알려주려고 한다. 부족한 것 없이, 존중 받으며 살아온 리암은 그 사이에서 자신의 내면에 있는 그 괴물을 발견하고 혼란스러워 한다. 마지막으로 올리버는 괴물에게 가르침을 당해 악을 행하도록 만들어진다. 모두 악에 대한 다른 입장을 가진 네 사람으로 인해 나도 혼란스럽다. 선과 악은 대체 무엇이며 그것들이 어떻게 우리 안에 있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선과 악은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인간의 본성은 결국 비슷하다는 작가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리암의 여름은 정말 뜨거웠다. 그만큼 그도 많이 성장한 것 같다. 나의 이번 여름이 그만큼 뜨거웠으면 좋겠다. 그 여름을 지나면 가을의 바람이 더 시원하게 다가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