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여름은 어떠한가?

연령 14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29일 | 정가 11,000원

책제목 : 갈까마귀의 여름

글쓴이 : 데이비드 알몬드 / 펴낸곳 : 비룡소

이 책은 잉글랜드 동북부에 위치한 노섬벌랜드를 배경으로 리암이라는 소년이 보낸 여름날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리암은 단짝 친구인 맥스와 놀다가 갈까마귀에 이끌려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버려진 아기인 앨리슨을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의 시작에서 까마귀의 울음과 버려진 아기라는 미스터리한 발견만을 보았을 때는 두 아이가 숲에 들어가 어떤 신기한 모험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수록 점차 선과 악에 대해 고민하는 소년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란 여섯 아이들이 등장하는데 그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환경에 따라 사람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그럼 첫 번째 아이, 리암부터 만나보자. 주인공 리암의 아빠는 소설가이고, 엄마는 사진작가이다. 리암은 예술적이고 자유분방한 부모님 아래에서 존중받으며 자유롭게 자란다. 자기만의 세계를 마음껏 꿈꾸지만 리암이 꿈꾸는 세상은 결코 밝고 화창한 빛깔만은 아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 언젠가 어둠과 전쟁이 닥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원에서 발견한 오래된 칼(죽음의 상인)을 분신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하고, 친구 맥스와 함께 오래된 동굴을 은신처 삼아 비상식량을 마련해 두기도 한다.

두 번째 아이, 맥스는 그야말로 평범한 집안의 평범한 아이이다. 맥스는 어느 샌가부터 현실적으로 변해 간다. 여자 친구를 사귀고, 농업 기술자가 될 거라는 장래를 정한다. 세 번째 아이, 고든은 내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한 안쓰러운 마음이 들게 한 아이이다. 고든은 어려운 형편에다 권위적인 아버지 밑에서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간다. 리암의 주위를 얼쩡거리며 계속해서 리암의 마음을 자극한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밑에서 눈치를 받으며 방임 속에 자라 온 고든은 점차 악을 표방하게 된다. 그러면서 밖에서는 아이들을 이끌고 다니며 동물을 가지고 잔혹행위를 하고 비디오로 찍어 예술 작품처럼 내보이는 등 ‘세상이 원래 야만스러운 곳이라고’, ‘결국 너도 나와 똑같다고’ 이야기한다. 그걸 증명해 보이고 싶어서 자꾸만 리암을 자극하고, 리암은 자신 안에 정말 괴물이 숨어 있는지 갈등하게 된다. 그러면서 조금씩 변해간다.

리암은 앨리슨의 위탁 가정인 필 부부의 집을 방문하면서 앨리슨과 같이 필 부부의 집에 살고 있는 올리버와 크리스털을 만나게 된다. 네 번째 아이, 올리버는 원래는 맥스처럼 평범한 집안의 아이였지만 내전으로 인해 내전에서 필요한 도구로 변해버린 상처가 많은 아이이다. 라이베리아에서 온 난민 소년 올리버는 지독하고 잔혹한 현실을 겪으며 살아남기 위해 정말 괴물이 되어야 했다. 그의 과거 이야기는 리암의 세계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준다. 다섯 번째 아이, 크리스털은 화재로 부모님을 잃고 사랑받길 두려워하는 안타까운 아이이다.

그러다 올리버와 크리스털은 수양부모에게서 도망쳐 나와 리암을 찾아오고 올리버는 자신이 숨겨온 사실들을 밝힌다. 함께 은신처로 숨겨둔 동굴로 가게 된 세 아이와 그 뒤를 쫓아온 고든 나트라스와 또 부딪히게 된다. 올리버는 고든에게 자신을 찌르라고 말한다. 올리버가 찔리는 것을 볼 수 없었던 리암은 자신이 갖고 있던 칼로 고든을 찌르게 되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읽을수록 머릿속이 복잡해져왔다.

그러면서 지은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일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지은이 데이비드 알몬드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건 인간의 본성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에 대한 물음이라는 걸 깨달았다. 악은 인간이 갖고 태어나는 본성일까? 아니면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일까? 내 생각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날 때부터 악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 순수한 아기가 어떤 환경 속에서 어떻게 자라면서 사랑을 받거나 많은 상처와 아픔을 겪으며 본성이 바뀌는 거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버려졌지만 환경에 의해 행복한 한 아기가 나온다. 이 아기는 리암과 맥스가 갈까마귀를 따라가 발견한 아기이다. 버려진 아기였지만 리암 가족과 함께 하면서 언제나 웃고 행복하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그 환경으로 인해 행복한 아이도 있고, 평범하지 않은 아이도 있고,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행한 아이도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환경이 인간의 본성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구상의 모든 아이들이 밝고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