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뜻을 받든 자!

시리즈 비룡소 전래동화 22 | 김향이 | 그림 박철민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7월 31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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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딸 아이에게 견우와 직녀를 읽어 주던 참에 ‘연오랑과 세오녀’를 만났다. 그져 부부설화이겠거니 했는데 ‘견우와 직녀’와는 전혀 다른 부부설화였다. 게다가 시국이 독도를 두고 일본과의 말도 안되는 논쟁을 벌이고 있는 이 시기에 이 책을 접했던 터라 일본과 우리나라의 관계가 새삼 우월함을 느끼고 뿌듯해 했다.



간밤에 기이한 꿈을 꾸고 낚시를 떠난 연오랑은 물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자 걱정하던 차에 동쪽 바위섬으로 걸어가 거북이 등짝바위에 신을 벗고 올라탔더니 바위는 한 없이 동쪽 섬나라로 떠내려 간다. 마침 도착한 곳이 동쪽의 어느 섬나라. 섬나라 사람들은 연오랑을 보고 해를 머리에 이고 온 하늘이 보내신 분이라 하여 왕으로 모신다. 한편 세오녀 또한 간밤에 기이한 꿈을 꾸어 낚시를 나간 연오랑을 기다리는데 돌아오지 않는 연오랑을 찾아가다 벗어 놓은 신을 보고 세오녀도 연오랑 찾아 달빛을 머리에 이고 바다로 떠 내려간다. 그녀도 역시 동쪽 섬나라에 도착하니 그곳의 사람들이 왕비로 삼으면 되겠다 하여 왕 앞에 세오녀를 모셔가니, 마침내 만나게 된 연오랑과 세오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그 둘이 떠난 신라에는 온통 어둠만이 덮히니 신라의 왕은 사신을 보내어 연오랑과 세오녀를 데려오게 하나 결국은 이 둘은 동쪽의 섬나라로 보내진 것도 하늘의 뜻이라 거역할 수 없다한다. 대신 세오녀가 짠 황금비단에 제사를 지내면 해와 달의 빛을 되찾을 것이라 하니 돌아와 왕궁제단에 정성스레 제사를 지내고 나니 다시 해와 달이 더욱 밝게 빛난다 한다.

 

연오랑과 세오녀가 서로를 그리워 부르는 애틋한 가요는 여느 전래동화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부분이다. 그냥 읽는 것 보다 마이너풍의 음을 넣어 읊조리듯 읽으니 주인공의 심정이 그대로 스며드는 것이, 어린 아이들에게 노래로서 불러준다면 좀더 오랜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이 되었다. 그리고 해와 달을 받든 연오랑과 세오녀의 이미지에 맞게 전체적인 색깔이 노란색 계열로, 배경의 되는 연노랑은 은은하게 해와 달이 되는 진한 노랑은 황금빛처럼 환하게 표현한 것이 그 두 사람으로 하여금 하늘의 뜻을 받든 신의 색을 표현한 것이라 생각이 되었다.



연오랑의 ‘오’와 세오녀의 ‘오” 는 둘다 烏 태양을 뜻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찌됐든 신라가 동쪽의 섬나라, 즉 일본의 우위에서 신라의 말과 글과 종교와 문화, 심지어는 사람까지 건너가 그들의 미개함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문헌자료로도 충분할 듯 싶다. 이 책을 우리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일본의 아이들에게도 꼭 읽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