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있는 달의 배

시리즈 블루픽션 65 | 모리 에토 | 옮김 고향옥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29일 | 정가 10,000원

도서명 : 달의 배
지은이 : 모리 에토 / 펴낸곳 : 비룡소

학교에서 몇몇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2012년 12월 21일 지구가 멸망한다는……. 그 친구들은 심각한 표정이었지만, 대체적으로 우리들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하고 있어. 그런 허무맹랑한 예언이 어디 한두 번이었냐?”하며 뉘 집 개가 짖나보네……. 무시하고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그래왔던 것처럼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은 또 빗나갈 것이며 황당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우리들은 그런 말을 들어도 불안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우리들로 말할 것 같으면, 1999년 새 천년을 앞두고 태어난 그야말로 2세기를 넘나드는 슈퍼울트라 세대이기 때문이다.

나 같으면, 새로운 천 년을 맞이하면 인류는 더 잘 살고 과학이 발달하여 우주여행도 기차여행 가듯 할 수 있을 것 같고, 암도 정복이 돼서 인류는 더 행복하고 그래서 왠지 모를 설렘으로 맞이할 듯한데, 책 속에 우리 또래들은 새로운 천 년을 맞이하기가 두렵고 불안한 모양이다. 하루하루 위태해 보이는 생활을 하며 심하게 방황을 하는 걸 보니 말이다.

미래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사쿠라는 비행 청소년들과 어울리며 나쁜 짓을 일삼는다. 단짝 친구 리리도 그 무리 속에서 함께 방황을 한다. 그러던 중 다쓰미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다가 사쿠라는 잡히고 리리는 현장을 도망친다. 그 일로 인해 둘 사이는 단짝 친구에서 서먹한 사이가 되고 만다.

그 일을 계기로 사쿠라는 비행 청소년 무리 속에서 빠져나와 절도 현장에서 도망치도록 도움을 준 사토루를 안식처로 삼는다. 하지만 리리는 안식처 대신 도피처를 찾아 무리 속에서 비행의 수위는 더해만 간다. 이제 물건을 훔치는 것만이 아닌 마약에 손을 대고, 매춘 알선까지 빠져들고 만다.

한편 평소 사쿠라와 리리를 따라다니던 나오즈미는 둘 사이가 예전 같지 않자 무슨 일이 있는지 궁금해 하며 알아내려 한다. 그리고 사토루는 떠나버린 사람들로 인한 상처와 고독을 인류를 구원 할 수 있는 우주선을 설계하는 것으로 잊으려 하지만, 그의 불안감은 이상행동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자 나오즈미는 거짓 고문서를 만들어 그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1998년 마지막 보름달이 뜨는 밤.
미즈키 초등학교 옥상에
진정한 벗 네 명이 모인다.
그때, 달의 배가 내려와 인류를 구원한다.
그러면 인류는 우주선을 만들지 않아도 되리라.

처음 불안한 심리를 토로하던 사토루, 사쿠라, 나오즈미, 리리는 마지막 보름달이 뜨는 밤 미즈키 초등학교 옥상에 모인다. 달의 배를 기다린 사토루와 진정한 벗 네 명은 결국 그 고문서로 인해 한 곳에 모이게 된 것이다. 그리고 화해와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는 달의 배에 비친다.

사실 인류를 구원할 달의 배는 누군가의 설계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며, 하늘에서 뚝딱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달의 배는 내 안에 있고, 나만이 나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이다. 사토루, 사쿠라, 나오즈미, 리리처럼 불안하다고 피하고 도피처를 찾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프고 고통스럽더라도 부딪혀 극복하고 이겨내고자 노력하는 것도 우리들의 성장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들의 배는 순풍에 돛단 듯 미래를 향해 안전하게 항해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