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배

시리즈 블루픽션 65 | 모리 에토 | 옮김 고향옥
연령 13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6월 29일 | 정가 10,000원

 

‘달의 배’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어떤 이야기일지 상상이 가는가. 나 역시도 짐작이 가지 않았고,

내용을 모르는 누군가 나에게 이 책을 소개해달라고 한다면 그저 처음부터 쉽게 읽히는 책이라 소개하고 싶다.

 

 

하지만 쉽게 읽힌다는 것이 쉬운 내용, 그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뤘기 때문은 아니리라.

이 책에서는 작가 ‘모리 에토’의 필력을 확인할 수 있음과 동시에 등장인물에 대한 그녀의 고찰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고찰을 통해 나온 등장인물의 섬세한 심리 표현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공감과 더욱더 쉽게 읽을 수 있는 밑바탕을 마련해주었다.

 

 

 

‘난 어엿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미래 같은 거, 오지 않으면 좋을 텐데.’

 

 

 

예언의 또 다른 이름, 예언자 노스트라다무스.

사람들이 예언자의 예언을 믿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이 그토록 불안하기에 의지하고 기대는 것일까.

이 책의 아이들은 무엇이 그토록 무서웠기에, 두려웠기에 미래를 꿈꾸지 않던 것일까.

 

 

하지만 그러한 감정은 책을 읽고 있던 나 역시도 느끼고 있었기에, 특히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부정할 수 없는 ‘공감’의 부분이었다.

한편, 마음의 상처로 안으로만 도피하고, 인류를 구하겠다며 우주선을 설계하는 사토루.

그를 구하기 위하여 만들어낸 ‘달의 배’라는 가상의 소재는 어쩌면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쓸모없는 소재가 아니었나 싶다.

 

 

사토루, 배신이라는 명분하에 사이가 틀어질 대로 틀어진 리리와 사쿠라.

그리고 달의 배를 만들어낸 나오즈미에게 달의 배는 현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달의 배는 오지 않는다는 대사.

동시에 달의 배는 오지 않지만 자신들이 왔다는 대사.

 

 

책의 구성상 가장 필요하지만 정작 주인공들에겐 필요 없는 존재가 돼버린 ‘달의 배’이다.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 그들과의 믿음은 어느 것도 필요 없이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해답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