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을 통하여 성장한 앤드루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85 | 글, 그림 도리스 번 | 옮김 이원경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8월 14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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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초록색 표지가 마음까지 설레게 하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1965년에 미국에서 발간되어 반세기 동안 사랑받고 있는 그림책이라고 하는데 책장을 넘겨 보니 펜으로만 그린 흑백 그림이 가을과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만화풍 같은 그림에 세밀한 펜선이 충분히 오랜 기간 사랑 받을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형제 다섯 중에 가운데에 끼인 앤드루는 누나는 누나들끼리, 동생은 동생들끼리 어울리고, 자신은 혼자지만 전혀 외롭거나 심심하지 않다. 왜냐하면 앤드루는 요리조리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발명가이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앤드루의 발명품 때문에 심사가 뒤틀리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앤드루의 발명품은 연일 이어진다. 하지만 결국 가족들의 푸대접에 앤드루는 장비들을 자루에 담아 모험을 나선다. 한 마디로 가출이지.

 

 

마땅한 곳에 자신만의 연구소를 차린 앤드루에게 뜻하지 않은 손님이 찾아온다. 앨리스라는 이쁜 여자 아이였다. 앨리스 또한 앤드루처럼 가족들에게 이해받지 못하여 모험을 떠나 온 것이었다. 앤드루는 앨리스가 원하는 집을 뚝딱뚝딱 만들어 준다. 가족과는 달리 앨리스는 앤드루가 지어 준 집에 아주 만족해 한다. 그렇게 하나 둘 앤드루와 같이 가족들에게 이해 받지 못한 아이들이 앤드루의 숲에 모여 들기 시작한다.

앤드루는 자신을 찾아온 아이들의 특성에 맞는 집들을 맞춤으로 지어준다. 그렇게 하여 아홉 채의 집들이 완성되었다. 가족에게 온갖 잔소리로 시달렸을 아이들에게 이 곳이야말로 천국이었을 것 같다.

 

 

한편 앤드루를 비롯한 아이들의 집에서는 아이들이 사라져서 발칵 뒤집히고, 앤드루의 행방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개가 그들이 사라진 장소로 가족들을 안내해 준다.

 

우리 집도 앤드루 비슷한 아이가 있어서 집안을 온통 들쑤시고 있는데 부모 입장에서는 그게 참기 힘든 일이긴 하다. 그래도 수퍼남매는 앤드루에 비하면 참 양호한 편이다. 그림으로 보면 앤드루의 발명품이 장난이 아니다. 아이들 중에는 앤드루처럼 독특하고, 유달리 창의적이서 가족들을 힘들게 하는 아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그런 아이들조차도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고 감싸 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제안을 하는 것 같다. 내가 겪어 본 아이들도 창의적인 아이들은 정리정돈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창의성도 좋고, 정리도 잘하길 부모는 바라지만 그게 양립하기가 힘든 듯하다. 그렇다고 창의성을 포기하라고 하면 부모는 허락할까? 아닐 것이다. 그렇담 부모나 다른 가족들이 기다려 주고, 이해해 주는 게 가족의 화목을 이루는 길이 아닐까 싶다.

 

앤드루의 발명품의 변화도 눈여겨 볼 만하다. 초반 앤드루의 발명품은 오로지 자신을 위한 것들인 반면에 숲에서 친구들을 위해 만들어 주는 집이나, 가정으로 돌아온 후 만들어 내는 발명품은 상대방을 위한 발명품이란 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가족이 앤드루의 모험으로 인하여 앤드루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면 앤드루 또한 모험을 통하여 많이 성장하였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되었다.

 

오랜만에 흑백으로만 된 그림책을 보니 참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