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아이를 깨워주는 동화 – 꼬마 발명가 앤드루의 모험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85 | 글, 그림 도리스 번 | 옮김 이원경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8월 14일 | 정가 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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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의 그림동화 85 꼬마 발명가 앤드루의 모험.

이번 비룡소 연못지기 미션 도서로 받았어요.  

한 달에 두 번 꼴로 비룡소의 신간이나 좋은 책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연못지기 활동을 시작한 이후 받은 세번 째 책.

다섯 살 아들이랑 읽기에는 약간 이야기가 긴 감도 없지 않았지만

아들은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앤드루의 모험을 따라 가 주었어요. ㅎㅎ

꼬마 발명가 앤드루의 모험은 미국 아이의 이야기지만,

대한민국의 산골에서 나고 자란 나의 어린시절을 아스라히 떠올리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하더라구요.

그만큼 정서적인 교감이 이뤄지는 책이란 말이고

시대나 공간을 뛰어 넘어 공감대를 이룰만한 소재를 가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책을 쓴 도리스 번이라는 작가가 1923년에 태어나 1960년대에 활발히 활동한 작가인데도

오늘의 우리가 읽어도 크게 무리가 없어요. 아마도 도리스 번이라는 작가가 자신이 직접 아이들을 키우면서 지켜 본

아이들의 특징과 아이들이 하는 독특하고 창조적인 행위들을 이야기로 꾸몄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들은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창조적이고 생명력이 넘치니까요. ㅎㅎ

 

우선 표는 이렇게 초록이 선명합니다.

내지도 초록이 아주 산뜻하구요.

바탕색은 아주 선명한 초록인데 그림은 단색이죠?

섬세한 터치가 살아있는 펜 그림 같은.,.

 

그런데 내지 그림은 흑백으로 인쇄된 펜 그림이예요.

앤드루 헨리 대처가 살았던 스텁스빌이라는 마을의 전경입니다.

아무런 색감이 없으니 고즈넉한 시골 마을의 느낌이 더 잘 사는 것 같지 않나요?

그림 구석 구석을 가만히 가만히 살펴보는 재미가 있는 그림들이 앞으로 주욱 등장합니다.

 

 

앤드루의 가족은 대가족이지만 각자의 취향을 따라 각자 놀구요,

앤드루 역시 늘 바쁘게 지냅니다. 발명에 바쁘니까요. ㅎㅎ

아래 그림도 앤드루가 만든 것입니다. 아주 기발해 보이지요?

 

이건 부엌에 만들어 놓은 헬리콥터.

엄마에게 별로 환영받지 못하겠죠?

제가 보기엔 어떻게 저렇게 만들었을까 감탄스러운데요. 내가 앤드루의 엄마가 아니니까 가능한 것이겠죠? ㅋㅋ

 

거실에 만든 독수리 새장. ㅋㅋ 제법 나무가지 까지 넣어 멋을 부려보았으나 아빠 역시 반응이 안 좋죠?

그 옆의 누나들 재봉틀을 이용한 장난감 역시…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앤드루가 얼마나 기발하고 재미난 아이인지 알 수 있어요.

우리 아들도 앤드루의 형아의 재미난 발명품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더군요.

 

점점 기상천외해지는 앤드루의 발명품.

그러나 어느 가족에게도 이해받거나 사랑받지 못하는 발명품들입니다.

 

그러던 어느 봄날, 도구들을 챙겨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는 깊고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가죠.



 

그리고 앤드루는 집을 한채 짓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집이었지요.

저도 어린 시절 산골에서 자라서 나무위에 나무가지로 얼기설기 집을 짓고 올라앉아 놀곤 했는데

앤드루의 집을 보니 정말 그 시절이 아스라히 그립더라구요.

앤드루가 지어 놓은 저 집에서 정말 지내보고 싶은 열망이…

 

그리고 등장한 앨리스 버독.

앤드루는 그 친구를 위해 그 친구가 원하는 집을 지어 줍니다.

앨리스만을 위한 특별한 집이죠.

아흐.. 나무위의 저 집 역시 너무나 좋아 보여요.

사실 앤드루가 집을 짓기 시작한 깊고 깊은 숲속은 제가 너무나 동경하는 곳이라

그곳의 자연과 어우러진 저런 집들이 제 마음의 아이를 동심을 강렬하게 깨우는 겁니다.

어른이 되어 꾹꾹 눌러 두었던 아이를 자꾸 불러서 놀자고 하는 듯한 그림과 내용. ㅋㅋ 

 

이런 집은 어떠신가요?

낚시 좋아하는 사람들, 이집 탐내실 것 같은데요..ㅎㅎ

조지를 위한 특별한 집.

 

 

이렇게 어느덧 집 아홉 채가 풀밭 위에 세워졌어요.

마치 작은 마을처럼 보이지요?

 

그 사이, 마을에서는 앤드루, 앨리스, 조 등

숲 속으로 온 아이들의 가족들이 아이들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죠.

밤낮이 없이 아이들을 찾아 헤매었죠.

이 그림, 저는 참 좋아요. ㅎㅎ

그런데 재미있는 건 아이들을 찾아 낸 것 강아지 버독.

어쩌면 어른들의 무딘 감성보다는 강아지와 더 잘 소통하는지도요. ㅎㅎ

너무 너무 외로워진 강아지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기 시작하고, 마을 사람들을 안내한 셈이지요.

깊고 깊은 숲을 지나니 넓은 풀밭이 나타나고

 

그곳에 아이들이 있었어요.

 

아이들을 만난 부모들은 무사한 아이들을 보고

서로 얼싸안고 신나게 웃었지요.

혼내거나 이것 저것 캐묻지도 않구요.

앤드루와 친구들도 자신들의 마을이 아주 멋진 곳이었지만

그래도 가족들, 개와 고양이를 그리워하던 즈음이었죠.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된 것이죠.

 

집으로 돌아와서는

친구들이 원하는 집을 지었던 경험을 살려

엄마, 누나, 동생들에게 필요한 발명품을 만들어 선물한답니다.

가족들은 지하실 한 쪽을 앤드루의 작업실로 만들어주었고,

앤드루가 다음 엔 무얼 만들지 늘 궁금해했답니다.

계단에 앉아 있는 가족들의 풍경이 참 아름답죠.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는 자신들이 가진 무한의 세계를 그려내었다는 공감대와 친밀감, 그리고 즐거움을

엄마나 아빠에게는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길목을 터주는 책입니다.

그리고 나도 이렇게 놀던 때가 있었지 하고 내 안의 아이가 새삼 돌아봐 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이 책은 사실 아이보다 제가 더 열심히 그림을 들여다 보았네요.

아이와 잘 소통하기 위해서는 내 안의 있는 유년의 기억과

또 아이의 입장이 되어 아이를 바로 불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집 다섯 살 난 아들도 아직은 어려서 앤드루 만큼 왕성한 발명을 하지는 않지만

나날이 반짝이는 생각들로 저를 놀라게 한답니다. 그리고 기쁘게도 하구요.

또 때론 뒤치닥거리로 소리를 높이게도 하지요.

요 며칠 한방을 차지하고 있는 저 풍경은 물감놀이 한다고 하더니

내가 잠시 저녁 밥 준비하는 사이,

초록 물감을 자동차 짐칸에 싣는다고 부어 놓고

자동차 바퀴마다 진흙이라며 물감을 칠해 놓았더군요.

그리고 스케치북의 물감들과 방바닥에 흐른 물감들도 진흙길이니 치우지 말고 그대로 두라고.

자동차에 실린 짐이 다 마르면 한번 달려 볼거라면서. ㅋㅋ

그래서 끈적 끈적한 물감이 다 마를 때를 기다리느라 며칠 째 저러고 있네요.

 

짐칸에 차고 흘려 넘친 물감을 조금 덜어내어 주어 이 정도.

 

레고를 하나 들고 와서 보도블럭이라며 물이 새어서 방수 페인트를 바른 거랍니다. ㅋㅋ

어디서 들은 말은 다 동원해서리.

오늘쯤은 말라서 이 자동차가 달릴 수 있으려나요? ㅎㅎ

앤드루처럼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안에 있는 창의성을 발현하고 표출할 수 있도록

어른의 잣대로 안 돼!하고 외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겠어요.

꼬마 발명가 앤드류의 모험은 부모를 위한 동화 같기도 해요.

아이들에게는 세밀하고도 섬세게 전원속의 아름다운 모험을 선물하겠지만

부모들에게는 그 모험에 같이 풍덩 뛰어들고 싶어하는 마음속의 아이를 불러내 주는 힘을 가진 책이니까요.

제가 산골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유독 더 그런지도 모르겠지만요.

 

비룡소의 그림동화가 120여권이나 되던데요, 

이 전집의 면면들이 궁금하여 집니다.

관심있게 살펴봐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