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신화 ‘연오랑과 세오녀’

시리즈 비룡소 전래동화 22 | 김향이 | 그림 박철민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7월 31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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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전래동화가 좋다. 우리의 창작동화도 좋지만 우리의 옛이야기가 더 좋다. 이 책은 비룡소 전래동화 시리즈로 우리가 익히 아는 견우 직녀, 심청전, 혹부리 영감 등 전래동화가 많이 나왔다. 이영경님의 ‘아씨방 일곱 동무’와 ‘신기한 그림족자’는 정말 황홀하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연오랑과 세오녀’를 만나니 연오랑도 세오녀가 무척 낯설었고, 일월신화라고 해서 내가 모르는 굉장한 이야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동화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안다. 엄마를 잡아먹은 호랑이가 오누이를 찾아와 엄마인척 하고 호랑이를 피해 나무위로 올라간 오누이는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고 해와 달이 되었고, 호랑이는 땅으로 수수밭으로 떨어져 수숫대가 빨갛게 되었다는 이야기. 좀더 찾아보니 연오랑과 세오녀는 박인량이 지은 ‘수이전’에 나오는 설화인데, 현재 ‘수이전’은 전하지 않으나 ‘삼국유사’와 ‘필원잡기’에 실려 전해졌고, 나중에 제사를 지낸 곳이 영일현으로 현재 포항에 있는 영일만이라고 한다. 그림책을 읽으며 못다한 공부도 하니 1석2조다. 애들이 나를 똑똑하다고 생각하겠지? 우하하 ^^;;;

‘옛날 옛적 신라 땅, 동해 바닷가에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가 살았어’로 시작하는 이 그림책은 물결과 나뭇잎의 그림이 독특한데 장지에 먹과 수채물감, 캐러멜을 사용했다고 한다. 인물은 동양화 필선으로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풍경이나 자연물은 캐러멜을 이용하여 환상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했단다. 캐러멜과 수채물감을 섞어서 사용하다니.. 그림을 다시 보게 된다.

황금빛 해가 머리 위로 내려앉은 꿈을 꾼 연오랑은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가지만 나쁜 꿈인가 싶어 마음이 편치 않은데 고기가 안 잡히자 인적이 드문 큰 바위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고기를 잡다 보니 바다 한가운데로 흘러갔는데, 바위가 바람을 타고 더 빠르게 흘러간다.
가네 가네 나는 가네. 당신을 두고 나는 가네. 원수 같은 바람에 부부 이별 웬 말인가. 갈매기야 널랑은 부디 날아가서 이내 몸 떠나가도 마음만은 두고 간다 전해다오.

세오녀는 하늘에서 황금빛 비단이 내려와 온몸을 휘감는 꿈을 꾸었고 삼신 꿈이길 바라며 연오랑을 생각한다. 하지만 연오랑은 돌아오지 않고 그가 있던 바닷가는 텅 비어있었다.
어디로 가면 임을 만날까나 임 계신 곳 알면 어딘들 못 찾아갈까. 두리둥실 높이 솟은 저 달은 우리 임 계신 곳을 비춰나 주지.

동쪽 섬나라에 닿은 연오랑은 바위를 타고 해를 머리에 이고 온 하늘이 보내준 분이라 생각해 왕이 되고, 연오랑을 실은 바위도 동쪽 섬나라에 닿자 섬나라 사람들은 왕비를 보내주었다고 반긴다. 둘은 고기 잡는 법과 베 짜는 법을 가르치며 행복하게 살았다~
한편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어 온 세상에 어둠이 내려 큰 소동이 일어난다. 해와 달의 정기를 가진 아달라왕은 연오랑과 세오녀를 데려오기 위해 섬나라로 사신을 보낸다. 이하 생략

동화가 끝난 후 ‘알고 보면 더 재미난 옛이야기’에 이 책과 신화와 배경에 대해 더 자세히 나와있다. 삼국유사에 실려 전해진 이야기와 기록으로 남겨진 유일한 일월신화, 일본의 상황과 우리의 기술이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 배경 등 역사적 사실도 유추해볼 수 있고, 포항에서는 ‘연오랑과 세오녀 추모제’를 열어 주인공도 기리고 다양한 행사도 한다고 한다. 호미곳에는 동상도 있다고 하니 나중에 포항에 가면 가봐야겠다. 권선징악을 보여주는 다른 전래동화와 달리 신화와 우리의 문화를 담은 이 책이 더 없이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