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표는 어떤 맛일까?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66 | 글, 그림 토미 웅거러 | 옮김 이현정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9월 5일 |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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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몰로” 라는 주법은 다 아실 거예요.  ” 음 또는 화음을 빠르게 혹은 떨리는 것처럼 되풀이하는 연주법”인데 초등학생들은 주로 탬버린으로 이 주법을 처음 익히게 되죠.

 

그런데 이번에 새로 나온 토미 웅거러의 그림책에서는 이 트레몰로가 연주법이 아니라 사람 이름으로 나오네요. 일단 그 설정부터가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 같아요. 빠르게 탬버린을 흔들면서 연주하는 게 트레몰로 인 줄 알았는데 못말리는 음악가의 이름이라니……도대체 어떤 음악가일래 이름이 트레몰로일까 무지 궁금해하면서 그림책을 넘길 것 같아요.

 

이름이 트레몰로인 것처럼 트레몰로는 매일 연습을 쉬지 않고 되풀이하는 바람에 이웃의 원성을 사게 된답니다. 우리 어린이들의 부모님께서도 너무 늦게 악기 연습하지 말라고 하잖아요. 이웃에게 항의가 들어올까 봐 그러시는 거예요. 그런데 트레몰로는 연습에 몰두한 나머지 이웃들에게 피햬를 주는 줄도 모르고 밤낮으로 연습하는 바람에 결국 이웃에 사는 점쟁이 부인으로부터 저주를 받게 된답니다.

 

 

 

무슨 저주냐고요? 트레몰로가 악기를 연주할 때마다 검은 구슬 같은 음표들이 쏟아져 나오는 거예요. 피아노를 칠 때마다 까만 음표들이 하나둘씩 나온다고 상상해 보세요. 음표는 순식간에 트레몰로가 사는 집까지 가득차게 되서 결국 쫓겨 나게 된답니다.

 

 

자신이 아끼는 악기를 가득 실고 마을을 떠나는 트레몰로의 모습이 조금은 처량해 보이지요? 하지만 트레몰로는 그다지 절망한 것 처럼 보이지는 않아요. 트레몰로가 도시를 떠나는 모습이 왼쪽과 오른쪽 가득, 낮과 밤 장면으로 나뉘어 보여주는데 두 개의 연결된 장면이 참 멋져요.

 

 

 

숲 속에서 동물들을 관객 삼아 연주를 시작한 트레몰로는 다시 표정이 밝아졌어요. 여전히 음표는 쏟아져 나왔지만 동물들은 이 음표를 맛있게 냠냠 먹었답니다.  이를 본 트레몰로는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르고 이를 계기로 전화위복을 맞이하게 되죠.

 

 

토미 웅거러란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꼬마 구름 파랑이>라는 작품 때문이었어요. 그 작품을 딸이 무지 좋아해서 100번 넘게 읽어 줬던 것 같아요. 그 때부터 익살맞은 그림에 주제의식이 명확한 그의 작품을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역시나 이 작품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여전히 유머러스한 그림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마지막장을 덮는 순간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해 줘요.

 

살던 집에서 쫓겨나고 일자리도 잃게 되어 오갈 데가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면 절망할 텐데 트레몰로는 그렇지 않죠. 음악이 항상 그의 친구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저도 지난 금요일, 운동회 마치고 파김치가 되었을 때 교실에 혼자 조용히 앉아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고 있었더니 점점 에너지가 충전되어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때 들은 음악이 바로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였어요. 새삼 우리에게 음악이 있다는 게 정말 감사했어요. 트레몰로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요. 토미 웅거러는 트레몰로처럼 어린이 여러분도 갑작스런 고난이 닥치더라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건 사족인데 음표는 도대체 어떤 맛일까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