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말리는 작가 토미 웅거러

시리즈 비룡소의 그림동화 66 | 글, 그림 토미 웅거러 | 옮김 이현정
연령 5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9월 5일 | 정가 12,000원
구매하기
트레몰로 (보기) 판매가 10,800 (정가 12,000원) 장바구니 바로구매
(10%↓ + 3%P + 2%P)
구매

 강도, 뱀, 식인 거인… 듣기만 해도 인상이 찌푸려지는 이러한 소재들을 아이들이 읽는 동화책의 소재로 사용한다면? 처음에는 나도 이런 걸 아이들에게 읽혀도 될까? 몇 번 망설인 끝에 보여주었다.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아이들은 너무 재미있다며 계속 책을 들고 왔고 결국은 나도 이 작가의 팬이 되었다. 이런 무시무시한 소재를 친근하면서도 재미있고 따뜻하게 그려낸 작가 토미 웅거러. 어려서 전쟁이라는, 지금의 우리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어려운 고난을 겪고 나서 독특한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표현하는 작가다. 그의 또 다른 책 <못 말리는 음악가 트레몰로>는 우스운 모습의 남자가 부는 악기에서 나오는 음표가 떠다니는 표지부터 기대가 되는 책이다.

 

  트레몰로는 열정적인 음악가다. 하지만 시끄러운 악기 소리에 화가 난 윗층 점쟁이 부인의 저주로 연주할 때마다 음표가 튀어나오는 마법에 걸리고 만다. 집안 가득 쌓인 음표 때문에 결국 집 주인에게서 쫓겨나고 언덕 위 외딴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평화롭고 자유로운 그 곳에서 열심히 연주한 트레몰로의 음악에 흠뻑 빠진 동물들은 음표를 즐겁게 먹기 시작한다. 음표에서 근사한 맛이 난다는 것을 알게 된 트레몰로는 음표를 시장에 내다 팔기 시작하고 곧 유명해진다. 그리고 결국 TV에도 출연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TV가 트레몰로의 음표에 사레가 들려 폭발해 버리고 만다.

  사람들은 TV가 없어진 세상에서 예전보다 더 많이 이야기하고 책을 읽고 놀이를 즐기게 된다. 그리고 세상은 점점 더 평화로워진다. 이에 심술이 난 점쟁이는 마법을 없애버린다. 하지만 트레몰로는 웅장한 공연장을 지어 계속 연주한다.

 

  이 얼마나 환상적인 이야기인가! 음악에 따라 각각 다른 맛이 나는 음표들. 사랑의 노래는 달콤한 맛, 행진곡은 힘차고 재미있는 맛, 바이올린은 경쾌하고 귀여운 맛이다. 나도 한 번 먹어보고 싶어진다. 또한 온 세상의 TV가 모두 폭발해버리는 장면은 정말 통쾌하다. 재미있는 만화와 늘 TV를 끼고 사는 아빠 덕분에 TV를 너무도 좋아하는 아이들이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TV가 없어지다니… 어떤 때는 TV와 핸드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그러면 정말 조용하고 시간도 많고 평화로워질 것 같다. 실제로 TV없는 삶을 실험해 보았는데 사람들간의 대화도 더 많아지고 책도 더 보고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보고가 있다.

  트레몰로는 정말로 음악을 사랑했나보다. 나쁜 마법에 걸리고 집에서 쫓겨났으면서도 음악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연주하다니. 트레몰로의 그 열정과 끈기가 사랑스럽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일에 관해서는 트레몰로의 열정과 부지런함, 끈기를 배워야 겠다. 그나저나 요즈음 아이들은 너무 귀하게 자라서 오히려 더 연약해진다고 한다. 이런 책을 통해서 사랑하는 것을 향한 열정과 끈기를 배웠으면 하는 것은 엄마의 욕심일까? 그래 그냥 재미있게 읽은 것으로 만족하자.

  “음악은 뭐니 뭐니 해도 배 속으로 집어 삼키는 것보다 귀로 듣는 게 훨씬 더 아름다워” 마지막 트레몰로의 대사에 공감하며, 못말리는 작가 토미 웅거러의 또 다른 책을 유쾌하게 덮는다. 그런데 정말로 궁금하다. 바이올린의 귀여운 맛이란 어떤 맛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