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이 넝쿨째 – 비룡소

시리즈 물들숲 그림책 2 | 최경숙 | 그림 이지현 | 기획 김나현
연령 5~10세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0월 15일 | 정가 12,000원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비단이에요.

오늘 읽어 드릴 그림책은 [비룡소]에서 새롭게 출간된 물들숲 그림책 ② 권으로

최경숙 글, 이지현 그림의『호박이 넝쿨째』입니다.

 

책 표지의 누렇게 익은 호박의 모습이 참 정겨운 느낌이죠?

뒷 표지의 올망졸망 작게 피어나는 호박꽃과 툭 떨어져 버린 호박의 모습 또한 향수를 자아내는군요.

『호박이 넝쿨째』는 호박의 한살이 과정을 그린 그림책이라 분류를 하자면 생태관찰그림책에 해당하는데

기존의 생태관찰그림책의 딱딱함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부드럽고 다정한 그림과 글밥이 인상적인 책이에요.

 

가로 세로 210*297mm의 다소 큰 크기의 양장본으로 44페이지의 분량 역시 다소 많은 책인데

글밥도 어느 정도 있는 책이라 권장 연령은 4~7세 가량 이에요.

 

 

 

돌보지 않아도 힘차게 뻗어 나가는 호박을 눈여겨보았으면 해요.

 

 

사람이 굳이 가꾸지 않아도 힘차게 뻗어 나가는 호박을 보면서

어린 친구들도 스스로 자기 안에 숨어 있는 힘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는 최경숙 작가의 감성을 이지현 작가 역시 두달 동안 호박을 직접 기르며 관찰하고 그린 그림으로 따뜻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민화풍이지만 그보다 더 다정한 느낌의 그림이 참 좋더군요.

그럼 책 내용 한번 살짝 엿보도록 해요.

 

대부분의 어른들이라면 시골에 지천으로 넝쿨을 펼치고 있는 호박의 모습을 한번쯤은 보셨을거에요.

저도 무수히 많은 호박넝쿨을 보면서 별 감흥없이 지나쳐 왔지만 책의 첫 장 씨앗을 심는 장면을 보며 저 작은 씨앗 하나에서 무수히도 많은 줄기가 올라오고 넝쿨이 땅을 뒤덮었던거구나, 싶어 참 새삼스럽더군요.

호박은 사람이 씨앗을 뿌리면 굳이 돌보지 않아도 저 혼자 힘으로 싹을 틔우고 떡잎을 피워냅니다.

아이들이 읽기에 어렵거나 헷갈릴 수 있는 단어는 하단에 따로 적어두었어요.

수도 없이 봐왔던 저 동글동글 감기는 아이가 호박손이라는걸 저도 처음 알았어요.

바랭이를 붙잡고 자고 나면 한 뼘씩 자라 있는 호박 넝쿨은 어느새 암꽃과 수꽃을 피워내고

씨를 키울 수 없는 호박, 비가 많이 와 탈이 난 호박, 호박파리가 알을 낳은 호박이 탁탁탁 떨어져도

그래도 괜찮아, 호박 넝쿨 여기저기에 호박이 크고 있는걸!

 

 

제법 많은 글밥이지만 각기 다른 글자 크기와 색깔로 읽는 즐거움과 감동을 더하고 있습니다.

 

저희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페이지에요.

처음으로 크고 둥글게 열린 호박의 모습이 드러나는 부분인데

어린 녀석이 보기에도 뭔가 참 대단해보이는건지 와아~ 우와~ 하고 소리를 질러주신답니다.

 

『호박이 넝쿨째』는 표면적으로는 호박의 한살이 과정을 그린 생태관찰그림책의 탈을 쓰고 있어요.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봄부터 부지런히 자라 황금 호박을 길러낸 호박 넝쿨이 겨울이 되어도 아름드리 황금 호박 속의 호박씨를 떠올리며 괜찮다고 말 할 수 있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감성그림책이랍니다.

 

책의 권말부록 격으로 호박의 한살이 과정이 세밀화와 함게 실려 있어 연령대가 높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은 아마 상상도 못할 호박꽃 개구리 낚시라든지 호박 초롱불 만들기 같은 호박을 이용한 놀이도 소개하고 있어요.

물론 호박죽과 호박엿 등등 호박을 이용한 달콤한 먹거리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들숲 그림책이라니 말이 참 사랑스러워요.

1권은 『참나무는 참 좋다!』의 뒤를 이어 이번에 새로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작이 『호박이 넝쿨째』랍니다.

 

모처럼 한 권 한 권이 기대가 되는 시리즈 물을 만났습니다.

특히 무당벌레를 사랑하시는 아드님을 위해 『알록달록 무당벌레야』는 찜해둬야겠어요.

 

 

얼마전 수능 시험이 있었지요.

권장연령 4~7세 그림책이지만 이 책을 아이와 읽으면서 수험생들이 떠오르는건 너무 과장일까요.

 

살면서 누구나 겨울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박은 또 다른 열매를 키워내고

그 황금 호박 안에는 황금 호박 넝쿨을 키워내는 작은 호박씨가 올망졸망 들어 있고요.

너희들의 마음 속에도 황금 호박 넝쿨을 키워내는 호박씨가 무수히 많이 들어 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바랭이의 마음으로 제 아들 역시 마음 속에 숨어 있는 힘을 알고 긍정적으로 자랄 수 있는 아이로 키워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