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난만 꼬마돼지 올리버와 가족들의 정겨운 이야기

연령 6세 이상 | 출판사 비룡소 | 출간일 2012년 10월 10일 | 정가 9,000원

비룡소의 [난 책읽기가 좋아 1단계]의 시리즈 43번째로 나온 귀엽고 앙증맞은 책이다.

‘책을 혼자 읽기 시작하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시리즈 소개말답게 꼬마 독자들에게는 물론 함께 읽는 어른들에게도 따뜻한 행복감을 안겨주는 책이다.

뉴베리상, 칼데콧상을 수상한 작가의 그림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의 시선을 끌기에도 충분할 만큼 재미있고, 어느 새 미소짓게 만든다.

귀여운 아기돼지 올리버와 가족들의 알콩달콩 행복한 일상을 읽으면서, 이제는 나보다도 훌쩍 키가 커버린 아이들과의 지난 시절을 추억하며 빙그레 웃음지어 보았다.

 아빠와 함께 텃밭을 일구고 여러 가지 씨앗을 뿌린 후 싹이 나길 기다리는 마음, 또 빨리 자라길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도 귀여운 ‘채소밭 가꾸기’를 읽으면서 올해 우연히 작은 텃밭은 얻어 난생 처음 농사일을 해본 나의 감격의 순간들이 생각났다.

상추, 시금치, 쑥갓 등을 심어 놓고 애타게 기다리던 일, 파릇한 새싹이 고개를 내밀 때의 감동, 출퇴근 때마다 자는 아기 들여다보듯 새싹들을 들여다보던 시간들…

직접 기른 채소를 먹으며 자랑스럽고 뿌듯해하는 올리버가 마치 내 모습 같이 느껴진다.

엄마를 도와주고 싶어 하다 오히려 방해가 되고, 엄마가 심심해 할까봐 소꿉놀이를 하며 흙으로 만든 예쁜 딸기장식 케이크를 만들어주는 천진스러운 모습이 참으로 귀엽다.

어린 시절 아이들과 함께 하던 소꿉놀이, 역할놀이 들이 지금의 내 아이들의 마음을 키우고 생각을 키웠을 것이다.

매일매일 바쁜 생활에 쫓기며 사는 오늘의 부모들이 올리버의 부모처럼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얘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읽어준다면 아이들이 얼마나 행복해할까…

눈 속을 걸으며 아빠에게 쉬지 않고 질문을 하는 호기심 많은 궁금쟁이 올리버, 알고 싶은 게 너무 많은 우리의 아이들과 꼭 닮았다.그리고 끊임 없는 질문에 귀찮아하지 않고 다정하게 대답하며 도란도란 걸어가는 아빠와 올리버의 모습이 부럽기까지 한다. 

엄마의 휴일에 할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나도 휴일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투정을 부리지만 결국은 할머니와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올리버와 아만다의 모습…

혼자 잠드는 게 싫어서 잠이 오지 않는다고 투정부리다 ‘혼자 자기 싫어서 그런가봐요, 누가 꼬옥 안아주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털어놓는 올리버를 엄마가 안아주자 채 방문을 닫기도 전에 새근새근 잠이 드는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아놀드 로벨은 우리 딸아이의 어린 시절 좋아하는 작가 1순위였고, ‘집에 있는 올빼미’란 책은 오랫동안 딸아이의 보물책 1호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친구들을 주인공으로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즐거움으로 엮어내는 작가의 작품들은 읽는 동안 내내 마음이 따뜻하고 행복해진다.

아이와 함께 따뜻한 창가에 씨앗하나 심어보고 싶게 만들고, 가족의 사랑이 듬뿍 느껴진다.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어루만져주는 동화를 읽으며 참으로 책읽기가 좋아질 것 같은 예쁜 책이다. 잠들기 전 아이 곁에 누워 올리버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