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에 곱게 그려진 참 아름다운 생태그림책,

호박이 넝쿨째~ ^^

 

제가 한지에 색이 스며들 듯, 그러면서 담백하게 그려진 한국화의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이런 스타일의 그림을 참 좋아합니다.

 

헌데 모모의 취향은 저랑은 다른가 봅니다. ^^;;

 

 

호박이 넝쿨째

 

호박이 넝쿨째는 <물들숲 그림책> 시리즈 중의 2번째, 시리즈인데요.

한 생명의 한살이를 담은 생태 그림책 꾸러미입니다.

 

많은 생명이 어떻게 태어나고, 어떤 삶을 살고, 또 어떻게 생명을 다하는지를 그린

생명의 신비와 역사를 아우르는 책입니다.

일반 자연관찰책과는 다른 과정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네요.

 

참나무는 참 좋다에 이어, 2번째인 호박이 넝쿨째!

집안으로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 것 같습니다.

 

봄이 되어 땅구덩이를 파고, 똥물 거름도 주고, 아궁이 속 재도 그러내어 쏟고, 호박씨를 심었습니다.

이슬이 물을 주고, 호박씨가 싹을 틔우고 뿌리도 땅속으로 뻗었습니다.

 

떡잎이 자라서 햇볕이랑 놀더니, 호박잎도 나오고, 그 호박잎이 다섯장이나 나오니, 호박 넝쿨이 땅으로 내려갔어요.

 

여름이 되어 넝쿨이 한 뼘씩 자라 암꽃과 수꽃ㅅ을 피우고 벌과 나비가 날아오고,

호박꽃이 피고 열밤이 지나니, 암꽃은 떨어지고, 호박이 자라납니다.

 

가을이 되니, 푸르던 호박에 노란 물이 들고 커다란 황금호박이 되었습니다.

 

겨울이 되니, 새벽에 서리가 내리고, 호박꽃도 애기 호박도 꽁공 얼었지만

아름드리 호박 속에는 호박씨가 가득 들어 있으니 괜찮다며, 한살이를 마감합니다.

 

호박의 한해 살이,

연신 괜찮다 하니 슬프지 않네요. ^^

호박을 사서 먹을줄만 알았지, 엄마인 저 역시도 호박이 이렇게 한살이를 사는 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책의 끄트머리엔 4월부터 12월까지 호박의 일생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어요.

 

또, 여름에 호박으로 하는 놀이와 호박으로 만든 먹을거리도 만드는 법이

부록처럼 싣려 있습니다.

 

생태 그림책이라지만 할머니가 이야기해 주시는 것처럼

따뜻한 감성적인 설명으로 그림 못지 않게 더욱 감성을 자극할 것 같고,

 

정말 외가짓 울타리에 자라나고 있는 할머니의 호박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한 켠이 할머니 생각도 나고

내내 따뜻해지네요.

 

세밀화처럼 평소에 보지 못한 식물의 부분을 더 자세하게 관찰하게 되는 것도 같고, 사실적으로 보는 것보다 사실적이지만 감성이 입혀진 것 같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글밥은 좀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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